국내 정보기술(IT) 중소·벤처기업들이 당초 예정했던 미국내 IT 관련 전시회 참가를 취소 또는 보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개최되는 유사 전시회 참가를 원하는 기업은 꾸준히 늘고 있어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엔 미국내 국제 전시회장이 보복테러의 ‘최적격’이라는 흉흉한 우스갯소리도 퍼지는 등 불안심리가 가중돼 이런 현상은 향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국내 정보보안업체들이 잇따라 오는 29일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 최대의 정보보안 전시회인 ‘28회 애뉴얼 컴퓨터 시큐리티 콘퍼런스·전시회(CSI전시회)’ 불참 결정을 내리고 있다. 정보보안업체들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전으로 지난해부터 이 전시회 참가에 열을 올려 왔으나 최근 미국의 아프간 공습과 보복테러에 따른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참가의사를 밝혔던 10여 업체 중 싸이버텍홀딩스의 미국 현지법인인 세코스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불참할 것을 주최측인 CSI(Computer Security Institute)에 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젠·해커스랩·퓨쳐시스템 등 국내 주요 보안업체들이 참가신청을 했다가 모두 취소신청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가 취소에 따른 업체들의 손실액은 전시회 참가 계약금 및 장비임대료·패널티 등을 포함해 수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다음달 12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컴덱스의 경우 지난해 180여개 국내업체가 참가했으나 올해 행사는 약 150개 기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시장개척기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10여개 업체가 행사 참가를 취소했고 향후 전쟁양상에 따라 취소업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이달초 예정됐다가 오는 12월로 연기돼 개최되는 인터넷 관련 솔루션·하드웨어 전시회 ‘인터넷월드’, 같은 기간 뉴욕에서 열리는 ‘스트리밍미디어 이스트2001’ 등도 당초 예상보다 반 정도 줄어든 업체들이 참가신청을 한 상태다. 하지만 행사 참가 대행업체들은 불안심리가 수그러들지 않아 다음달 중순께나 돼야 정확한 참가업체 명단을 작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시회에 불참하면 참가 계약금이나 장비임대료 등의 금전적 손실이 예상되지만 현지에서도 세계적인 업체들이 잇따라 취소신청을 하고 있고 관람객 유치도 장담하기 힘들 것”이라며 “위험을 감수하고 전시회에 참가해 얻을 수 있는 부분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에 불참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해외전시회 업체모집을 대행하는 업체 관계자는 “미국 행사 주최측은 지난해 수준의 전시회 개최를 예상하는 등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국내기업들은 안전문제보다도 ‘행사장을 찾는 바이어들이 줄어들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에서 예정된 행사는 참가신청이 꾸준한 상황이다. 내년 2월 개최되는 무선 관련 장비 및 솔루션 전시회인 ‘엑스포컴코리아2002’의 경우 모집 개시 2주만에 40여개 국내외 기업(부스 점유율 70%)이 참가신청을 마쳤으며 다음달초 예정된 ‘바이오페어 2001’ 행사도 80개 업체가 참가한 지난해 행사와 비슷한 70개 업체가 참가한다.
행사 주관사측은 “참가업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업체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 행사 전까지 당초 목표한 수의 업체 참가는 무난할 것”이라며 “업체들이 해외 전시회 참가는 잠시 유보하고, 대신 국내행사로 일단 업계 분위기를 읽어보자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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