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무역 `순항 미지수`

 전자무역 관련 산업자원부의 내년도 실질예산이 8억원도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총 273억원 규모로 추진되던 ‘국가전자무역종합육성시책’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산자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무역정보전산화에 배당된 예산은 19억9900만원. 하지만 이중 KOTRA·무역협회 주관으로 추진되는 인터넷수출마케팅지원사업(실크로드21)과 통합무역정보망(코티스)를 제외한 순수 전자무역 지원 예산은 7억9100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모두 ‘수출입유관기관 전자민원시스템(무역정보망) 구축사업’에만 투입되는 예산이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산자부가 전자무역종합육성시책을 내놓으며 의욕적으로 추진한 △PAA(Pan Asia e-commerce Alliance)를 통한 동아시아 전자무역 네트워크 구축 △인터넷 종합무역상사 육성 △전자무역 전문인력 양성 등의 기존 정책의 대대적인 축소 또는 폐지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73억원으로 계획된 총예산 중 가장 많은 118억원을 집중 투입할 예정이던 ‘글로벌 전자무역 구현을 위한 국제협력(PAA) 강화’에는 내년도 예산이 한푼도 반영되지 못했다. 인터넷 종합무역상사의 근간을 이루게 되는 ‘전자무역중개기관’ 역시 현재까지 한곳도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또 이달 중 열릴 예정이던 ‘2001 전자무역 페어’도 개최가 무산됐다.

 무역EDI사업자인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에 따르면 7억여원이 배정된 요건확인기관 무역정보망 구축에만 31억여원이 필요해 외환상역부문 EDI구축사업은 몇몇 기관만을 대상으로 축소 추진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자부는 이와 관련해 전자상거래지원과에 배정된 예산과 정보통신부의 IMT2000 출연금 등을 배분받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무역협회·KTNET 등을 통한 민자유치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산자부 무역정책과 관계자는 “IMT2000 출연금 중 1만개 중소기업 IT화지원사업에서 15억원 가량을 배당받는 문제를 현재 정통부와 협의 중이며, 지원과 내 ‘한일 전자무역 시범사업’에 할당된 10억원의 예산을 전자무역 육성지원금으로 범용 적용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통부와의 출연금 배당협상은 계속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지원과 역시 빠듯한 예산을 타부서에 할당해줄 만한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산자부가 기대하고 있는 민자유치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무역협회 김진용 정보지원실장은 “별도의 투자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이상 협회의 기존 예산으로 별도 자금을 투자할 만한 입장이 못된다”고 밝혔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산자부 내부적으로 전자무역에 관한 올곧은 논리가 없고 인식 제고가 안돼 있는 것이 문제”라며 “따라서 예산처나 정통부 등 타부처를 상대로 한 예산안 협상시 산자부의 입장 관철이 매번 난항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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