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는 돈이다.’ 산업 전반에 걸쳐 전파 이용이 확대되면서 주파수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전파자원을 더이상 ‘공공재’가 아닌 ‘경제재’로 인식하는 것이 최근 흐름이다. 주파수 대역 분배에 대한 국제 권고안을 만드는 WRC회의는 이해관계가 얽힌 세계 각국의 통신정책 입안가들이 모여 권고안이 자국의 산업에 유리하도록 브레인게임을 벌이는 각축장에 다름아니다. 일본 정부는 올초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우정성을 폐지하는 대신 전파자원관리와 통신규제를 총무성(MPHPT)이 담당하도록 했다. 이후 경제라는 거시적인 틀에서 전파정책을 펼치면서 규제보다는 효율성 증대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0년까지 민간통신사업자가 가진 주파수를 전면 재분배, 새로운 통신서비스를 창출하겠다는 최근 발표가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 정보통신부는 연말까지 국내 전파자원 중장기 이용계획을 확정키로 하고 12일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전파자원 중장기 이용방안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날 공청회는 전파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전파자원이용자문위원회가 지난 6개월여 동안 수행한 주파수 이용관련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토론자 및 참석자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10년간 중장기 주파수 이용계획에 반영하는 자리다. 다음은 전파자원이용자문위원회 산하 연구분과가 발표한 연구결과 주제별 요약이다.편집자
◆발표자:박석지 부장(ETRI)
정보통신망의 진화는 그동안 유선중심의 단일 음성망 패러다임에서 1970년대 말부터 패킷망과 프레임릴레이망 같은 디지털기술이 발전하면서 변화돼 왔다. 1990년대 인터넷의 급성장으로 데이터 트래픽 비중이 증가해 오는 2003년께는 음성트래픽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성과 상시접속의 장점으로 무선데이터통신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2003년께는 유선전자상거래 이용자 수를 추월할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에는 IMT2000 등 차세대 이동통신망을 인터넷 프로토콜에 기반한 All-IP망으로 통합하려는 노력이 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정보통신망은 광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전송·교환 및 액세스 네트워크 기술이 전자통신방식에서 광통신방식으로 진화된다. 무선통신은 B-WLL, IMT2000, 4G시스템, 카밴드(Ka-Band) 위성통신 등 다양한 기술의 발전으로 유선통신을 보조하는 데이터통신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특히 IMT2000을 통해 2㎓ 대역의 주파수를 이용해 이동 중 최대 384Kbps, 정지시 최대 2Mbps급까지의 전송이 오는 2002년 이후 상용화된다. 미래 정보통신망은 유무선통신의 통합을 근간으로 해 인터넷 이용자가 하나의 서비스 가입으로 기간망은 유선·위성망을 이용하고 가입자망은 유선·무선·위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속,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발전될 전망이다. 전파이용은 전파기술의 광대역화, 초고속화, 멀티미디어화 및 개인의 안전화, 편리화를 지향한다. 전파이용에 따른 산업경제적 가치가 증가하면서 전파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따라서 전파이용의 효율화 및 활성화는 이와 같은 비전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보다 경제적이고 이용하기 편리하게 제공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전파이용의 대중화 및 다양한 전파수요 증가에 대비해 전파이용과 새로운 무선서비스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전파의 국가 전략적 이용을 위한 정책기반을 구축하며, 둘째, 사업용 주파수 요구의 급증에 대비해 주파수 할당과 배치를 합리적·효율적 방법으로 개선함으로써 전파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며, 셋째, 확대되는 전파용도와 신기술·신상품 등장에 대비해 새로운 전파자원 발굴을 위한 지속적 기술개발투자를 추진하며, 넷째, 주파수 이용관리를 체계화하고 정보화해 합리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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