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급상승했던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주들이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9일(현지시각) 장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모토로라가 3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는 소식에다 전날 특별한 이유없이 급상승했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5.87% 급락한 것이 주요 원인이 됐다.
삼성전자는 10일 15만원 고지에 오른 지 하루만에 2500원(1.65%) 하락한 14만9000원으로 내려 앉았으며 하이닉스반도체는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으로 낙폭이 확대돼 75원(6.76%) 떨어진 1035원으로 마감됐다. 전날 일제히 급등했던 주성엔지니어링·아토·원익 등 코스닥시장 관련주들도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모토로라는 세계 텔레콤산업의 부진으로 올들어 3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4분기 실적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 한 모토로라는 올해 30년 만에 첫 연간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토로라의 3분기 순손실은 14억1000만달러, 주당순손실은 64센트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의 평균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모토로라의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2% 감소한 74억1000만달러로 전분기 75억2000만달러에 못미쳤다. 모토로라는 당초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혀왔다.
우동제 현대증권 팀장은 “모토로라의 3분기 실적은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분야의 침체가 심각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이미 이런 내용들은 주가에 반영돼 있었다고 판단, 국내외 반도체주의 주가에 추가적인 충격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반도체 바닥론에 대해 국내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바닥’이라는 의미해석 차이만 있을 뿐 대체로 유사한 생각을 갖고 있다. D램시장의 규모와 기업들의 성장률 등을 고려할 때 산업과 주가 측면에서의 바닥권 진입신호는 일부 나타나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전우종 SK증권 팀장은 “D램 업체들의 9·10월 매출은 다소 회복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는 전쟁으로 인한 물량 확보를 우려한 중간상들의 발빠른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전 팀장은 또 “실물 경기나 주가 모두 더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는 늘어나고 있지만 꼭 ‘바닥’이라는 용어가 ‘상승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의 바닥이 언제인가보다는 얼마나 회복속도가 빨리 나타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주들의 주가는 16일 발표하는 인텔의 실적 여부에 따라 한차례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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