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5대 반도체·전자 대기업들이 반도체 분야에서 서둘러 빠져나오고 있다고 로이터가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동안 NEC, 도시바, 후지쯔,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등 5개 기업은 반도체 산업이 최악의 부진을 겪는 가운데 최근 잇따라 몇 달간 수익 악화 전망을 내놓고 칩 생산라인의 축소를 비롯해 감원, 분사, 프로젝트의 축소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경쟁적으로 발표해 왔다.
이에 대해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의 분석가인 니시 노리야는 “종합 전자업체들은 더 이상 반도체 업체가 아니다”며 “그들은 반도체 분야에서 빠져나오려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들의 미래 가치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니코살로먼스미스바니의 분석가인 요시하라 호로시도 “이미 D램 생산의 아웃소싱에 나선 전자제조업체들이 반도체 사업으로부터의 이탈을 서두르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5대 기업의 이같은 움직임은 반도체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반도체 분야가 워낙 경기에 민감해 수익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은 최근 반도체 분야에서 구조조정 비용을 포함해 운영손실이 각각 350억엔에서 950억엔에 이를 것으로 실적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미쓰비시전기는 내년 3월 끝나는 올해 회계연도의 순손실이 10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가 또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세계 3위의 칩업체인 NEC의 지난주 주가는 올해 초보다 57% 하락한 900엔까지 떨어졌으며 도시바와 후지쯔, 미쓰비시전기도 같은 기간동안 45% 정도씩 떨어졌다.
그러나 합작사로 반도체 사업을 이관하고 신규 데이터스토리지 서비스 사업으로 재미를 본 히타치는 구조조정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얻어 동기간 하락폭이 22%에 그쳤다.
5대 기업의 구조조정 모델은 수십년간 메인프레임을 판매하다 최근 들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업체로 변신에 성공한 IBM. 이들은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컴퓨터 서비스 등의 조직을 강화하고 반도체 관련사업은 다른 기업과 합작사로 이전하거나 아예 폐쇄시키고 있다.
분석가들은 5대 기업의 전략이 단기간에 성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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