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can’t understand the Korean language. English please!’
한글로 도배되던 채팅창에 한순간 정적이 흐른다.
스타크래프트 배틀넷에 중국측 대회 운영자가 등장한 것이다.
지난 5월부터 한국과 중국의 게이머들이 온라인상에서 e스포츠 실력을 겨루고 있다.
대회명은 ‘한·중 게임 교류전’.
한국의 뉴빌(대표 이형주)과 중국의 BSCC(대표 김윤석)가 공동 주관한 이 대회는 명실공히 양국 리그 우승팀이 참여하는 정기 대표 교류전이다.
한국대표는 뉴빌이 운영하는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인 길드피아(http://www.gildpia.com) KCRG 리그 우승 길드. 중국대표는 BSCC의 프로게임리그인 CPGL(http://www.cpgl.cc)의 우승팀이다. 뉴빌과 BSCC는 매달 3주 동안 자체적인 리그를 운영해 대표팀을 선출한다.
양국 대표가 참여하는 교류전은 개인전과 팀플전으로 이뤄진다. 개인전은 각 팀에서 세명의 선수가 나와 한번씩 경기를 치러 2회 이상 이긴 팀이 승리를 거머쥐게 된다. 팀플전은 2대2와 3대3으로 펼쳐진다. 모두 3경기에서 2경기 이상 이긴 팀이 승자가 된다.
양국 교류전은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다. 이런 근소한 실력차는 최근부터다. 지난 5월과 6월의 1, 2회 대회까지만 해도 한국대표들이 압도적인 실력차로 승리했다. 하지만 3회 대회부터 중국선수들의 실력은 놀라울 정도로 향상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8월 4회 대회에서는 스타크래프트 종목에서 중국이 승리를 차지했다. 중국측은 교류전 이후 처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누린 것이다.
지난 4회 대회의 결과를 반영하듯 최근 중국내 스타크래프트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일례로 최근 열린 CPGL리그에는 평균 3만여명의 게이머들이 참가했다. 특히 이들의 상당수는 실력 향상을 위해 국내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인터넷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고 현지대회 운영자들은 말한다.
교류전이 회를 반복할수록 치열한 승부전을 연출하자 양국 게이머들로부터 인기가 계속 치솟고 있다. 한중 교류전이 펼쳐지는 날에는 선수뿐 아니라 응원단들이 배틀넷에 속속 모여들어 상대국 대회 운영자들에게 이것 저것 질문을 던진다. 또 경기 결과를 실시간으로 중계해 달라는 주문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응원문구도 빠지지 않는다.
교류전의 가장 큰 특징은 대회가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상대방 언어는 컴퓨터상에서 깨져서 알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팅창에서 의사소통은 영어로 이뤄지며 각국의 모국어 채팅은 금지된다. 언어 이외에 대회가 진행됨에 있어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게임이 ‘만국의 스포츠’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이다.
양국 교류전은 ‘한류(韓流) 열풍’의 또 다른 주류로 등장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베이징TV, 난징TV, 상하이TV 등 대도시의 지역방송에서 교류전을 상세히 소개할 정도다. 일부 방송국은 경기를 실제로 중계하기도 한다. 내년부터는 중국 국영방송인 CCTV를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또 연말에는 온라인상에서만 진행되던 교류전이 오프라인상에서도 펼쳐진다.
이와함께 대회 종목도 다양화된다. 이미 지난 9월 4회 대회때부터 에이지오브엠파이어(AOE)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피파2001에도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온라인을 통해 양국 게이머의 화합과 교류의 장이 되고 있는 `한-중 게임교류전`이 명실상부한 양국간의 게임 축제로 성장할 것을 기대해 본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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