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완의 애니월드>(25)월트디즈니의 마스코트전략

 월트디즈니의 마스코트 전략 

 미국의 맨해튼을 뿌연 안개로 뒤덮은 테러의 악몽 뒤에는 아랍세계라는 문명의 상대편이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대개 테러리스트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아랍인들이다. 본래 미국인들은 아랍세계에 대해 차별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아랍세계를 긍정적으로 그려내는 할리우드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지난 28년에 미키마우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증기선 윌리’이후,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주요한 장르를 주도적으로 전형화시켰다.

 선과 악이 차별적으로 이분화되고 항상 정의가 승리하며,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는다는 천편 일률적인 매너리즘은 할리우드 장르영화의 공식이 되었고, 이러한 공식의 중심에는 월트디즈니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에서 아랍인이 주인공이 되어 흥행에 성공한 애니메이션 작품이 있다. ‘알라딘’이라는 작품은 할리우드가 금기시하는 아랍세계를 모험적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실제 이 작품의 성공에는 램프의 요정으로 등장하는 지니의 독특한 캐릭터가 한 몫을 차지했다.

 작품의 흥행성과 뒤에 나타나기 시작한 캐릭터 비즈니스도 지니를 주축으로 상품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에는 항상 주연캐릭터와 함께 인기를 누리는 조연캐릭터가 있다.

 대개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고정된 고전적 서사구조에는 항상 주연캐릭터의 보조역할로 등장하는 조연 캐릭터로서의 마스코트가 있다. 이러한 마스코트의 감초같은 역할은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주연 캐릭터의 무미건조함에 지속적인 긴장과 유머를 더해준다. ‘알라딘’의 램프요정 지니 이외에도, ‘라이온킹’의 ‘티몬’과 ‘품바’, ‘뮬란’의 작은 용 ‘무슈’ 등은 최근에 디즈니가 성공적으로 등장시킨 마스코트 캐릭터들이다.

 이렇게 주연보다도 높은 인지도를 갖게 된 마스코트 캐릭터들은 주연캐릭터를 도와서 전체 작품의 흥미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외에도 부가적인 캐릭터 비즈니스를 강화시킨다.

 애니메이션산업은 작품자체의 배급과 판매못지 않게 작품의 인기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 비즈니스의 성공이 프로젝트의 수익률을 형성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주연 캐릭터의 인지도에만 기대고 있다가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진지함과 완벽함 때문에 오히려 캐릭터상품으로는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결국 이러한 실패사례는 제작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그래서 월트디즈니는 완벽하게 그려지는 주연 캐릭터 주위에 항상 동일한 노출도를 보장받는 마스코트 캐릭터를 등장시킴으로써 주연 캐릭터가 지닌 위험도를 줄여준다.

 ‘라이온킹’의 티몬과 품바의 경우,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 중에서 가장 진지하지 못하고 실수연발인 캐릭터인데, 이 캐릭터들의 부족함이 되레 작품의 전체적인 균형감각을 채워주는 것 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는 더욱 많은 인기를 불러 모은다.

 ‘라이온킹2’보다도 더 많은 인기를 모았던 ‘티몬과 품바’시리즈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월트디즈니는 이처럼 조연인 마스코트 캐릭터들을 독특하게 디자인하는 전략 이외에도 로빈윌리엄스와 에디머피 등 희극배우들을 목소리연기로 출연시켜 매번 얄미울 정도의 힘을 더해준다.

 국내 애니메이션에도 이처럼 약간 부족하면서도 여유로운 마스코트 캐릭터들을 천재적인 희극배우들의 목소리연기와 연계시키는 전략이 이제 등장할 때도 된 듯 하다.

 <세종대학교 만화 애니메이션 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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