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한국전자전>인터뷰-한국전자사업진흥회 구자홍 회장

지난 2월 역대 회장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로 제13대 한국전자산업진흥회 회장에 취임한 LG전자 구자홍 부회장(55).

 그는 21세기 최초의 전자전인 이번 2001 한국전자전을 ‘성숙기를 맞은 한국 전자산업의 위상을 전세계에 확인하는 자리’라고 표현한다.

 

 ―2001 한국전자전에 거는 기대는.

 ▲21세기 디지털 기술혁명을 기반으로 한 급속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기술의 다양화, 융합화를 가속시켜 세계 전자정보통신산업의 새로운 질서를 요구한다. 서른두 번째를 맞은 이번 한국전자전은 이같은 시대적 흐름을 여느 전시회보다도 명확하게 세계 전자인들에게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지는 이번 전자전은 우리나라가 21세기 첨단정보산업국으로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고 전자산업 교역확대를 통해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다. 또 우수전자제품 보급을 통한 국민 문화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동시에 최신기술 및 시장정보 교환으로 전자정보산업체의 신제품 개발촉진에 기여하고 기업의 이익창출에도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세계 전자산업의 침체로 국내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전자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가 있다면.

 ▲영국의 시장조사전문기관에 따르면 2000년 전자산업분야의 세계생산규모는 약 1조3000억달러로 그 가운데 한국이 약 5.1%인 673억달러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 전자산업의 비중이 미국, 일본, 중국에 이은 4위 생산국가라는 것을 의미한다. 휴대폰·컴퓨터·반도체 등 디지털전자기기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98년 6위에서 4위로 두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힘이 됐다. 그러나 한편으로 수출 품목의 집중화가 더욱 심화되는 것이 걱정이다. 지난해 수출에서 휴대폰·컴퓨터·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72.9%로 더욱이 핵심수출 전략품목의 50%가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갖는다. 따라서 우리 전자산업은 이제 양적인 성장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과 부품의 국산화, 그리고 기술개발의 효율성 제고 등이 적극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전자업계는 최근 수출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제안한다면.

 ▲미 테러가 우리 전자산업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내 항공운항의 금지조치 및 검색강화로 인해 주당 1억달러 이상의 수출차질을 빚고 있으며 장기화될 경우 수출협상의 중단, 소비위축으로 인한 물량감소 등으로 한층 상황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해외전자전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거래선의 다양화, 각종 대외국의 전자제품 반덤핑 규제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또 우리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주력산업의 적극적인 육성과 수출유망품목의 전략적 개발, 고비용 생산구조의 개선이 시급하며 장기적으로는 기술우위의 국제경쟁체제 확립과 글로벌 경영체제의 구축이 진행돼야 한다. 전자산업진흥회는 전자산업정보망(EIAK.org)을 통해 품목별 산업동향, 해외 인콰이어리 등 기업의 경영 정보자료를 제공하며 수출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전자산업에서 가장 약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디지털기술의 발전과 변화라는 정보혁명의 바퀴는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우리는 그 변화의 축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과 미래의 방향 설정에 이바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전자산업이 디지털시대를 위한 준비기간이었다면 앞으로는 디지털시대의 폭발기가 되리라 본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반도체·통신·컴퓨터·가전 등 각 분야의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복합화가 가속화될 것이고 이와 관련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변화를 선도할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TV를 중심으로 한 홈네트워킹, IMT2000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네트워킹, 전자상거래와 관련한 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