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4일 국내 증시는 산뜻하게 출발했다. 전세계 증시폭락을 몰고왔던 미국 테러사태 이전의 주가수준을 회복하며 단기 패닉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주말보다 20.96포인트 오른 500.64를 기록했다. 지수가 500선을 넘어선 것은 미국 테러사태로 주가가 폭락하기 이전인 지난달 11일(540.57)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도 3.44포인트 오른 55.08로 마감되며 동반상승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뉴욕증시가 추석연휴 동안 반등에 성공하면서 국내 증시를 상승장으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각) 다우지수는 금리인하 등으로 전날보다 173.19포인트(1.93%) 상승한 9123.78로 마감, 테러참변 이후 처음으로 9000선을 회복했다. 나스닥지수도 88.48포인트(5.93%) 상승해 단숨에 1500선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가 테러쇼크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모습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도 서서히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정환 L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최근 상승세로 테러사태 직전의 주가수준을 회복하며 단기쇼크로 인한 패닉현상이 진정됐다”며 “미국 증시가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를 없애고 바닥을 다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재열 SK증권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의 500선 진입은 국내 주가가 460선에서 바닥을 확인했다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며 “박스권 변동으로 살 주식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상승이 기조적인 상승으로 이어지기에는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테러사태로 경기회복이 당초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여전한 데다 미국의 테러응징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강성모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와 연동되면서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일 뿐”이라며 “곧바로 조정국면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정석 세종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하로 전세계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금리인하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긴 힘들다”며 “국내외 경기침체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 국내 증시가 이번 상승으로 바닥권 확인과정을 완료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증권은 장중 보고서를 통해 경기회복 시점은 내년 2분기, 주가의 추세적 상승시점은 내년 1분기로 추정했다. 대우증권은 “세계 경기의 회복시점은 당초 예상했던 올해말보다 1∼2분기 가량 늦어진다는 게 주요 연구기관들의 전망”이라며 “따라서 주가의 추세반전 시점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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