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후불카드 확대발급, 예기치 못한 암초 만나

 서울시 지하철 후불교통카드의 발급기관 확대 계획이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나 진통을 겪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한미·하나·신한·외환·비씨 등 신규 발급기관들은 후불교통카드 시스템사업자인 씨엔씨엔터프라이즈(대표 전영삼 http://www.cncen.co.kr)가 최근 카드 독점공급권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당초 발급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씨엔씨엔터프라이즈는 자사에게 카드 독점공급권을 주지 않을 경우 발급키 부여(비접촉식(RF) 메모리 인코딩) 작업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7개 신용카드사들은 당초 서울시 교통카드호환협의회의 발급 확대 결정 당시 거론되지 않은 비용부담 요인이 생긴 것은 물론 씨엔씨 측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예정대로 카드를 발급하지 못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

 카드사 관계자는 “서울시 등과의 협약에 의하면 제3자에 의한 특허권 요구는 부당하다”면서 “최악의 경우 발급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씨엔씨엔터프라이즈를 전면 배제하고 다른 공급업체를 이용하거나 법적 대결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카드사들은 장당 800원의 추가비용부담도 문제지만 카드사의 고유업무인 발급권에 관여하려 한다는 점에서 부당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씨엔씨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기존 교통카드 공급권을 전면 배제하려는 것은 발급기관들의 욕심”이라며 “우리로서는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카드 발급을 둘러싼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현재로선 각자의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되고 있어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서울시 당국의 중재로 발급 확대가 결정된 지하철 후불교통카드는 당초 11월로 예정된 발급 시기가 지연될 것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교통카드 시장에서 또다른 분쟁의 불씨를 안게 됐다. 7개 카드사들은 후불교통카드 운영권자인 국민카드에도 장당 500원의 발급비용을 지급키로 한 바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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