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이색 사업부` 눈길

 솔루션 공급업체가 출판사업을 하고 고객관리(CRM) 업체가 사회분석 연구소를 운영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독특한 사업부를 신설·운영하고 있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아이티플러스, DNI컨설팅그룹, 엔드리스레인 등 IT업체들은 주력사업을 간접 지원하거나 핵심사업에서 나오는 부수적인 결과물을 사업화하는 독특한 사업부를 꾸려나가고 있다.

 CRM 업체인 DNI컨설팅그룹(공동대표 장동인, 박태원)은 CRM업계에서는 특이하게 인문·사회과학적인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정보분석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DNI의 정보분석연구소는 철학, 경제학, 신문방송학, 사회학을 전공한 5명의 박사급 연구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주로 인간의 인문사회학적인 존재나 문화적인 부문을 연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IT기업들이 직접적으로 ‘돈 되는’ 사업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을 감안하면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의 이 같은 ‘돈 안되는’ 사업에 대한 투자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다.

 이유선 연구소장은 “대부분 CRM하면 IT 및 경영·통계학 전문가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사회의 전통과 문화, 인간행동 유형 등의 인문사회학적인 관점이 반영되지 못한다면 진정한 고객관리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라며 연구소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나 정보분석연구소가 단순히 DNI의 CRM사업을 간접 지원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만은 아니다. 대우학술재단과 같이 IT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을 접목해 보자는 순수 학술지원 사업의 성격도 갖고 있다는 것이 연구소장의 설명이다. 정보분석연구소는 조만간 ‘정보사회의 빛과 그늘(가제)’이라는 책으로 그 첫 성과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티플러스(대표 이수용)는 최근 출판사업부를 신설하고 엔터프라이즈 개발자 중심의 활용서 시장에 진출했다. 엔터프라이즈 개발자들이 실제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실무중심의 활용서가 많지 않아 실리와 명분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출판사업에 뛰어든 배경이다. 첫번째 작품으로 최근 자사가 공급하고 있는 웹게인사의 자바개발툴인 비주얼카페 활용서를 출간했으며 앞으로 통합사용자인증 및 권한관리(EAM) 분야, 자체 개발한 컴포넌트 개발방법론인 eCBD 등의 부문에서도 관련 활용서를 펴낼 계획이다. 아이티플러스는 시중 대형서점 등을 중심으로 책을 판매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 서적관련 유통사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해 카레이싱팀을 중심으로 스포츠마케팅부를 만들어 화제가 됐던 엔드리스레인(공동대표 정재욱, 우정출)은 마케팅 효과는 물론 사업성을 보고 아예 이 사업부를 분사시켰다. 자회사로 독립된 이레인스피드(대표 이승헌)는 자동차 경주 출전을 통한 상금을 비롯해 자동차 튜닝사업, 광고 및 교육사업 등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차량 곳곳에 엔드리스레인 사명을 새겨넣어 광고 및 마케팅 효과도 만점이라는 것이 엔드리스레인측의 설명. 최근에는 아시아 지역을 순회하며 열리는 아포스 대회에서 3종목에 출전해 우승과 2, 3위 등 좋은 성적을 거둬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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