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시장 달아오른다

 미국 남부 마이애미에서 활동하는 회계사 레위스 프리만은 그 동안 매달 1, 2차례씩 비행기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고객회사를 순회 방문했으나 최근 이를 대부분 영상회의로 대체했다.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테러 사건이 발생한 후 이처럼 현실공간 대신 첨단 통신과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공간을 회의 개최장소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따라서 영상회의 시스템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LA타임스(http://www.latimes.com) 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국가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대기업들은 영상회의에 더 적극적이다. 보스턴에 있는 투자회사 파나고라 어셋 매니지먼트(http://www.panagora.com)는 지난주부터 전체 직원들에게 해외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그 대신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펀드 매니저들에게 매주 월요일 아침 회사 서버 컴퓨터에 마련된 영상 회의실에서 만나 그 주의 투자전략을 마련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엔지니어링 회사 플루어(http://www.fluor.com)도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COO 리자 글래치 부사장을 중심으로 그 동안 매 분기 전 세계 25개국에 흩어져 있는 공사현장 책임자들을 모두 불러 떠들썩하게 개최하던 전략회의를 최근 인터넷 영상회의 방식으로 전환했다.

 영상회의는 우선 참석자들이 얼굴을 맞대는 대신 각자 회사 사무실에 연결된 첨단 통신 및 컴퓨터를 활용해 각종 현안에 대해 토론을 벌일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장거리 여행에 따른 경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LA타임스는 과거 걸프 전쟁과 팬암기 추락 등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영상회의 관련 장비판매가 20∼40%씩 늘어났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테러 사건이 영상회의를 일반 기업들에까지 널리 확산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 동안 영상회의 시스템의 대중화를 가로막았던 영상회의 관련 장비 가격 하락도 수요 확산에 한몫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 3년 전만 하더라도 5∼10만달러를 호가했던 장비가격이 기술발전과 업체간 가격경쟁으로 최근 5000∼1만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시장에는 미국 폴리컴, 픽처텔, 탠드버그 데이터와 일본 소니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영상회의 관련 시스템은 물론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도 앞으로 매년 100∼200%씩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 회사 웨인하우스리서치는 우선 영상회의 시스템을 구성하는 컴퓨터 관련 장비를 판매하는 시장이 지난해 3억7500만달러에서 오는 2005년 12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영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장소를 빌려주는 등 서비스 시장만도 오는 2003년 15억달러(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