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고시 17회. 재정경제원 국장. 기획예산처 예산관리국장.
지난 5월 두산의 전략기획본부 사장으로 영입된 정지택 사장(51)은 전임 정우택 해양수산부 장관과 형제 관계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75년 체신부에서 첫발을 내딛은 후 77년 경제기획원으로 자리를 옮기며 본격 시작된 공직생활. 이후 잠시 통계청에서 근무한 기간을 빼면 20여년 동안 한 우물을 판 셈이다. 일명 ‘경제통’이나 ‘기획통’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 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지택 사장의 캐릭터는 두산과 그가 맺은 인연의 의미를 그대로 보여
준다. 최근 한국중공업을 인수, 그룹 면모가 식음료에서 중공업 주력 그룹으로 변화된 두산은 두산중공업을 내세워 한전기공 인수에 참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추가 사업 영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들을 고려하면 정 사장의 ‘쓰임새’는 충분히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련을 한번 겪은데다 그것을 이겨낸 기업이라는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현상만 비교할 때 우리보다 앞선 기업이 많겠지만 이겨낸 기업이 갖고 있는 힘이야말로 그들과 비교할 수 없는 경쟁요인이 아니겠습니까.”
정지택 사장이 두산을 선택한 가장 큰 요인이다. 25년 공직생활을 마감하며 나름대로 실력을 발휘할 마땅한 기업을 찾던 정지택 사장에게 두산의 기업문화와 이같은 역사는 자신의 소신과 맞아떨어졌다.
“출근한 후 우연히 두산이 만든 연차보고서를 봤습니다. 해온 일보다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발전된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문구가 와 닿았습니다. 공직생활
을 정리하겠다는 결심을 굳히며 생각한 제 마음과 같았거든요.”
두산으로 옮기기 전 정지택 사장은 중앙종금 부회장직과 한국통신 자회사인 센텔의 대표를 겸직했다. 민간기업의 첫발이 ‘중앙종금의 사후처리’였다는 점을 보면 정지택 사장의 ‘운’도 평탄하지만은 않을 듯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보면 나쁜 경험만은 아니다.
정지택 사장은 현재 두산의 자회사인 노보스라는 구매컨설팅 전문기업의 대표직을 겸임하고 있다. 두산으로 오면서 이미 두산이 투자한 벤처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정부의 경제정책 실무를 담당하며 닦은 실력이 민간기업에서 어떻게 발휘되는지, 두산의 문화와 정지택 사장의 경제·기획 노하우가 어떤 화학적 결합을 할 것인지 주목할 만하다.
<글=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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