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다’ 바이러스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20일 코스닥시장에선 안철수연구소를 제외한 보안주들이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보안관련주들은 안철수연구소만이 엿새째 상한가를 유지했을 뿐 시큐어소프트, 퓨쳐시스템, 장미디어인터렉티브는 하한가, 싸이버텍홀딩스는 11.47% 급락했다.
이날 안철수연구소는 전일의 10배가 넘는 71만주의 거래가 수반되며 상한가 행진을 멈추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님다바이러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상한가를 유지했다. 전날 나스닥시장에서 트랜드마이크로가 21% 급등했고, 시만텍이 3.74% 상승하는 등 나스닥시장에 등록된 보안업체들의 주가상승 소식도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게 한 요인이 됐다.
그러나 여타 보안주들은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그동안 코스닥시장에서 보안주들이 보여줬던 주가흐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보안주들은 바이러스 출현 등 보안관련 뉴스가 나오면 직접적인 연관 여부에 상관없이 테마를 형성하며 주가가 동반상승해 왔다.
또한 미국 테러사건 이후 시장이 급락할 때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빠졌다는 점도 이날 보안주들 하락세의 요인이 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침체장일수록 그동안 덜 빠졌던 기업들의 주가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안철수연구소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날 등록 이후 첫 대량거래를 수반했다. 장 초반부터 전체 발행주식의 10% 가량인 70만주의 물량이 터져나왔다.
시장에서는 삼성SDS와 산업은행이 보유한 주식 중 일부가 출회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총 발행주식중 등록 후 1개월 내에 유통가능한 주식수는 최대 180만주며, 이중 일반 공모주 청약 물량은 30만주다.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은 99% 가량이 로크업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나머지 40만주 가량은 결국 구주주 물량, 즉 삼성SDS와 산업은행 등의 물량이라는 해석이다. 삼성SDS와 산업은행은 등록 전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각각 67만6900주, 58만4600주를 보유중이었으며 이중 등록후 1개월내 절반 가량은 팔지 않고 보유하기로 회사측과 협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안주들은 시장이 침체국면에 돌입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빠졌다는 인식이 확산돼 낙폭이 컸다”며 “이에 반해 안철수연구소의 상한가는 수급적인 측면과 함께 님다바이러스 출현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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