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코스닥 무엇이 문제인가

 

 코스닥시장이 다시 50선이 붕괴됐다. 20일 코스닥시장은 전날보다 1.10포인트(2.18%) 하락한 49.36으로 마감됐다. 이곳 저곳에서 투자자들의 절망적인 한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코스닥시장이 지나치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바닥권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은 지난해 3월 292.55를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현재 고점대비 80% 이상 폭락하는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최근 1년반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침체국면이 심화되는 시점에서 미국의 테러사태마저 발생, 심리적인 공황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철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99년 광분했던 코스닥시장이 불과 2년 만에 붕괴양상을 보이면서 과연 그런 시기가 있었는지 기억마저 가물가물하다”며 “벤처주식에 왜 그리도 집착했는지 돌이켜보면 허허롭기만 할 뿐이다”며 코스닥시장의 분위기를 대변했다.

 ◇지나치게 높은 개인투자자 비중=코스닥시장은 지나치게 높은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으로 사실상 ‘그들만의 리그’가 돼가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개인비중은 9월 현재 지난 99년말(86%)보다 10% 가량 높아진 95%를 웃도는 반면 기관은 오히려 12%에서 4% 이하로 떨어졌다.

 김동준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단기투자에 급급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을수록 코스닥시장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코스닥시장은 현재 개인투자자 비중이 과도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침체장속 물량부담 증가=또 시장의 지속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증자 및 신규등록 물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코스닥시장 설립 후 지난해 1월까지 유무상증자금액은 2000억원 미만 수준이었으나 이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9월 현재 1조3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엄준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물량부담은 지속적으로 커지는 데다 매수기반의 확대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코스닥시장의 벤처기업 주가수익률(PER)이 12배로 높은 수준이 아닌데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물량부담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등록업체수가 600개를 넘어서면서 ‘퇴출’ 기능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코스닥시장이 신규등록업체들을 무작정 받아들이기만 하면 유동성이 정체된 상태에서 유통주식수가 크게 늘어나 주가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수관련주 시장 안전판 역할 미미=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20개사가 전체 시장규모의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 테러사태 여파로 코스닥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시가총액 1위 업체인 KTF가 하한가로 주저앉는 등 지수관련주들이 시장의 버팀목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현철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사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며 “지수관련주들이 소형주들보다 주가의 부침이 심한 경우가 많아 코스닥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증권은 현재 코스닥시장의 지수는 최근 두번에 걸친 투매과정에서 형성된 지수대라는 점에서 매력적일 수 있다고 전제하고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포스트PC, 디지털TV, 오토PC 등 새로운 테마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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