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원에 사가세요.’
다국적 무선LAN업체들이 국내 무선LAN시장 선점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어바이어·엔터라시스·스리콤·루슨트테크놀로지스·시스코시스템스 등 해외 다국적 무선LAN업체들은 최근 크고 작은 무선LAN 구매 입찰에서 저가경쟁 또는 단순한 가격내리기 수준을 뛰어넘는 퍼주기식 응찰까지 불사하는 등 시장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다국적업체는 최근 자사 제품가격을 30∼50%까지 대폭 인하하면서 국내업체 제품과의 가격차를 점차 좁혀가고 있다. 연초만 해도 시중가가 국산의 두 배 이상인 150만원을 웃돌던 무선LAN액세스포인트는 100만원 아래까지 내려갔고 무선LAN카드 가격은 이미 국산과 비슷한 1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태. 딜러공급가는 시중가보다 50% 이상 낮은 300∼400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내 최근 하나로통신이 실시한 무선LAN 구매 입찰에서는 다국적업체인 T사가 응찰가격을 1원으로 적어냈으나 결국 업체선정에서 탈락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T사는 모두 1000여만원 가량되는 무선LAN액세스포인트와 장비 일체를 1원에 책정해 응찰을 했으나 하나로측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 결국 최종 선정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T사를 탈락시킨 배경에 대해 “우리가 애초에 가격입찰을 실시한 이유는 장비를 거저 갖겠다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하겠다는 의사 표시”였다며 당혹감을 표시했다.
한국통신 등 거대통신사업자나 정부기관이 실시하는 프로젝트에서 장비업체가 이름있는 고객(일명 레퍼런스사이트)을 확보하기 위해 장비가를 1원에 응찰하는 사례는 이전부터 있어왔다.
1원 응찰은 결국 장비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제스처로 장비업체는 유명 사이트에 장비를 공급하는 실적(?)을 거둠으로써 마케팅 효과를 노린다는 계산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이같은 다국적업체들의 전방위 마케팅에 대해 국내 무선LAN업체들은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특히 국내 업계에는 삼성전기를 제외하면 자금과 마케팅능력이 극도로 취약한 벤처업체가 대부분이어서 외산의 시장잠식 시도는 국내 무선LAN산업 기반을 쉽게 흔들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선LAN업계에서는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연구개발 벤처 외에 마케팅 능력을 갖추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중견급 이상의 국내 업체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국내 무선LAN업체들도 국내외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마케팅에 전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IT 많이 본 뉴스
-
1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2
갤럭시에서도 애플TV 본다…안드로이드 전용 앱 배포
-
3
애플, 작년 4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40% 육박
-
4
'리니지의 아버지' 송재경, 오픈게임파운데이션 합류... 장현국과 맞손
-
5
TV 뺀 방송채널사용사업, 등록-〉신고제로
-
6
EBS 사장에 8명 지원…방통위, 국민 의견 수렴
-
7
추억의 IP 화려한 부활... 마비노기·RF 온라인 20년만의 귀환
-
8
[체험기] 발열·성능 다 잡은 '40만원대' 게이밍폰 샤오미 포코X7프로
-
9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AI GPU·인재 보릿고개…조속한 추경으로 풀어야”
-
10
앱마켓 파고든 中게임, 국내 대리인 기준 마련 촉각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