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대, 휴대폰시장 `VIP`

 미국의 10대들이 휴대폰 시장의 최대 고객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http://www.wsj.com)은 싱가포르와 스톡홀름 등에 이어 최근 미국에서도 10대들이 휴대폰 시장에서 가장 큰 구매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 회사 양키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10대들의 휴대폰 가입비율은 36%를 기록해 전체 평균(38%)보다 불과 2%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이 기록은 곧 역전되어, 오는 2005년 10대들의 휴대폰 가입비율은 68%로 전체평균(62%)보다 크게 앞설 전망이다. 양키 그룹은 또 10대들은 이미 전자우편과 게임 등 데이터 통신에 익숙한 세대들이기 때문에 이통 서비스 업체들에 더욱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기비결=휴대폰은 10대의 자녀를 둔 부모들을 안심시켜준다. 야구와 연극연습, 대학 시험준비 등으로 바쁜 자녀들이 현재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혼 등으로 부모가 따로 살고 있는 경우 10대들에게 휴대폰은 필수품으로 정착되고 있다.

 휴대폰은 또 10대들에게도 많은 장점을 제공한다. 우선 부모의 통제를 벗어나 더욱 많은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캠핑 등으로 갑자기 위험에 노출됐을 때에도 휴대폰을 통해 구조를 요청할 수 있다. 친구들과 잡담을 하고 전자우편과 게임 등을 즐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문제점=그러나 10대들의 지나친 휴대폰 사용은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우선 부모들의 통신요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족 중에 휴대폰 가입자가 2, 3명씩 되는 경우 통신요금은 쉽게 200∼300달러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또 아무 때나 울리는 휴대폰은 학교수업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교사들은 교실 안에서 휴대폰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정신과 의사들도 10대들의 지나친 휴대폰 사용이 사춘기 학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며 경계하고 있다.

 ◇업체들 대응방안=이통 서비스 업체들은 무엇보다도 요금에 민감한 10대 부모들을 위해 일정한 시간만 사용할 수 있는 계약제와 한 가족이 미리 정한 시간을 나눠 사용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요금제도를 내놓고 있다. 또 10대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게임과 인스턴트 메시징(IM) 등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휴대폰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핀란드 노키아는 10대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색깔과 디자인은 물론 신호음까지 자유롭게 선택하는 모델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미국 모토로라와 한국의 삼성전자도 각각 최근 휴대폰에 라디오와 MP3를 내장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10대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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