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 응징으로 인한 전쟁이 단기 국지전에 그칠 경우에는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지만 중동국가들의 개입 등 장기전이 될 때에는 IT 수출감소세가 더욱 심화되는 국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장기전일 경우에는 전쟁양상과 전쟁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올해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에서 최고 1.0%포인트 줄어들고 경상수지도 12억달러에서 최고 38억5000만달러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경우 대미수출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원유 공급선을 확보해야 하며 기업활력 제고를 위해 조세감면, 재정지출확대, 규제철폐 및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와 같은 안정화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KERI·원장 좌승희) 배상근 연구위원은 17일 발표한 ‘미국 테러사태로 인한 전쟁 시나리오별 영향과 대책’이라는 분석보고서에서 이번 전쟁이 단기에 끝날 경우에는 국내 경제에 미칠 충격은 미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가 금리인하나 조세감면확대 등 정책을 수행할 경우 미국 유동성 부족이나 소비심리 위축의 가능성이 크게 완화돼 수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장기전일 경우 수출부진과 경제성장 둔화, 경상수지 악화 등과 함께 물가상승·국내 설비투지 부진 등 국내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상승은 물론 핫머니의 이동으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 미 연준의 유동성 공급확대에 따른 달러화 약세 등이 예상, 한국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반도체 등 IT제품과 자동차 등 전체수출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대미 수출이 감소할 전망이다. 또 전체 수출의 4.6% 정도를 차지하는 중동지역 수출도 타격을 받고 국외 건설 수주의 51%를 차지하는 중동지역 건설 수주도 감소, 공사대금 지연 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나리오1=장기전일지라도 다행히 조기에 수습돼 유가가 5달러 상승하고 원·달러환율에 변화가 없을 경우에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2.7%보다 0.5% 정도 떨어진다. 경상수지는 연간 117억2000만달러 흑자로 기대되는 것이 이보다 흑자규모가 12억달러 줄어든 105억2000만달러에 그친다.소비자물가도 당초보다 0.3%포인트 더 올라간다.
◇시나리오2=유가가 5달러 상승하고 원·달러환율이 5% 오를 때에는 경제성장률이 0.8%포인트 낮아지고 경상수지 흑자는 20억달러 줄어든다. 소비자 물가는 0.2%포인트 추가 상승한다.
◇시나리오3=최악의 경우 유가가 10달러까지 치솟고 원·달러환율도 5% 오를 경우 경제성장률은 1.0%포인트 하락한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38억5000만달러 줄고 소비자물가는 0.6%포인트까지 껑충 뛴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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