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의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공격은 원유의 8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 때문에 정부는 물론 기업과 국민의 시선은 지금 중동에 집중돼 있다. 특히 관민 공동으로 구성된 비상대책반은 시시각각 변하는 중동의 분위기를 파악하면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동 분위기=미국이 ‘이미 전쟁은 시작됐다’고 공언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공격대상국과 다른 중동국가들은 심하게 동요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는 이번 공격이 이라크에 대한 강공책으로 연결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각국 공관 및 유엔사무소 직원들은 짐을 꾸려놓고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미 독일 대리대사는 요르단으로 출국한 상태다. 레바논은 바이어들의 출입이 잠정 중단된 상태며 이스라엘은 긴급 안보회의를 개최하고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아프가니스탄 인접국인 파키스탄에서는 외화예금 인출이 잇따르고 미국과 일본 공관은 공항폐쇄에 대비해 예비 비행편을 확보하고 있다.
중동 거의 모든 지역에서 상사나 기업관련 직원 및 주재원들의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 중동의 교역 현황=미국의 공격 대상 일순위인 아프가니스탄은 사실 우리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02%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동지역 전체와의 교역 규모는 우리 전체 교역의 10%에 이른다. 특히 원유수입 물량의 79.8%(올 1∼7월 기준)가 이 지역에 집중돼 있는 우리로서는 유가상승과 원유 수입의 어려움 등으로 경제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동지역 보복공격시 우리경제 영향=대중동 총수출의 15.5%를 차지하는 자동차를 비롯해 무선통신기기, 석유화학제품, 자동차부품 등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 차질이 우려된다. 그러나 휴대폰, 생활용 무전기 등 비상시 필요한 통신제품은 이번 사태로 그 필요성이 입증돼 위기지역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원유 수입의 경우는 주요 수입국 가운데 어느 국가가 미국의 공격 대상이 되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전망이지만 현재로서는 미국에 대해 테러행위 및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 온 이란, 이라크, 리바아 등에 대한 영향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책=현재 우리 정부의 대책은 전쟁 발발시 막대한 차질이 예상되는 에너지 수급에 집중돼 있다. 민관 공동으로 구성된 미국 테러사태 ‘비상대책반’은 사태가 악화될 경우 단계별로 LNG 등의 공급 제한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대책반은 특히 이례적으로 정유사와 KOTRA 등을 통해 원유의 현물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LNG의 경우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타 도입처와의 수송일정 조정으로 적정 재고를 유지할 계획이다. 또 현지기업과 공관 직원에 비상령을 내려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정부 각 부처와 KOTRA, 무역협회, 종합상사 등을 통해 현지 정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입수할 수 있는 유기적 협력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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