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용 상업건물에 장착되는 소규모 승강기 시장을 잡아라.’
저금리로 갈 곳을 찾지 못하던 시중 부동자금이 임대용 상업건물 투자쪽으로 몰리면서 이들 빌딩에 들어가는 소규모 승강기 수요가 덩달아 급증하자 국내 엘리베이터업체들이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최근들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 이들 소형 임대용 상업빌딩에는 보통 1∼2대의 승강기가 설치된다. 현재 연말까지 건축되거나 허가가 난 임대용 상업건물은 전국적으로 1500여곳. 따라서 연말까지 대략 3000여대의 소형 엘리베이터 시장이 형성된다는 게 승강기업계의 추산이다.
특히 이들 소형 엘리베이터는 주문에서 설치까지 2∼3개월 만에 공사가 마무리돼야 하고 형태도 다양하기 때문에 대기업보다는 중소 승강기업체들에 더욱 유리, 올초까지 일감 부족에 시달려온 중소 승강기업체들에는 가뭄의 단비다.
후지테크코리아(대표 윤관숙)는 소형 상업용 빌딩에 한두대씩 들어가는 승강기 수요가 몰리자 최근 사업구조를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전면 개편했다. 이 회사는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공사수주에 따른 결제과정을 대폭 간소화하고 다양한 승강기 옵션부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단납기 공급체제로 영업체제를 전환했다.
윤관숙 사장은 “이같은 사업구조조정이 주효해 전체 매출의 70%를 소형 승강기 부문에서 달성했으며 올 매출 또한 전년보다 20% 늘어난 25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송산엘리베이터(대표 김운영)는 올들어 단납기성 승강기 주문이 급증하자 시화공단 내에 제2공장을 이달말 완공하고 다품종 소량형태의 승강기 제조능력을 대폭 보강키로 했다.
이 회사는 자사의 기계실 없는 승강기(MRL)가 지방도시의 상업용 빌딩에서도 인기가 높아지자 지방주재 영업인력을 늘렸다. 송산은 소형 승강기 매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1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중앙엘리베이터, 한림엘리베이터 등 중견 승강기업체들도 내년초까지 생산물량을 이미 확보하는 등 임대용 상업빌딩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편 그동안 대형 빌딩 및 아파트 시장에 주력해온 LG오티스·현대엘리베이터·동양에레베이터 등 대형 승강기 업체들도 임대용 사업빌딩에 들어가는 승강기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등 소형 승강기 시장을 잡기 위한 마케팅력을 강화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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