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유통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국내 용산전자상가를 능가하는 규모의 전자전문 유통단지들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지에서 둥지를 틀며 가전유통시장에서의 입지를 키워가고 있으며 위협을 느낀 기존 백화점은 대형매장을 통해 이에 대응하고 있다.
90년대 중국 가전유통은 전형적인 백화점 중심이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중국 가전유통시장은 전통적인 백화점의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가전제품 전문매장과 대형할인매장의 비율이 커지고 있다. 구어메이(國美), 쑤닝(蘇寧) 등 체인형 가전 전문대형 매장은 가전판매망을 장악해 가고 있으며 판매비율도 최근 매년 10% 정도의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또 기업의 판매법인과 대형 할인매장 등의 매출도 매년 30%의 속도로 증가하면서 전문매장이 새로운 가전유통의 동맥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형 전문 판매업체가 등장함에 따라 종래의 제조업체·판매업체 관계에도 많은 변화가 초래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제조업체들이 주도적 지위였으나 최근 구어메이, 쑤닝 등 대형 판매상의 발언권이 강해지는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 지역의 대표적 가전전문 판매업체 구어메이는 지난해 TV업체들의 카르텔에 맞서 협정가격보다 낮은 특가 모델을 자체적으로 내놓았으며 지난해부터는 컬러TV 생산업체들과의 공급계약에서도 자신의 요구에 맞춘 모델을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미국 등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제조업체에 대해 판매업체들이 우위를 점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장쑤성이 근거지인 쑤닝은 베이징에 새로 10개의 체인점을 설립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독자적 유통시장을 구축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이들 대형 판매상은 중국 가전업계에 심각한 상황으로 당면하고 있는 가격인하 경쟁을 주도하며 중국 전체 가전판매체계의 구조조정을 이끌어내고 있다.
실제로 가격경쟁이 치열했던 에어컨의 경우 구어메이는 올해 에어컨 가격을 지난해 최저가격보다 300위안 더 낮게 책정한 바 있다.
이 같은 대형 전문유통업체의 등장에 따라 긴장하고 있는 곳은 백화점이다.
전통적인 가전판매망의 주력이었던 백화점 가전코너가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9년 47%에서 향후 5년간 매년 5% 이상의 속도로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백화점은 가전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은 자구책으로 몸집 불리기를 선택했다. 과거 백화점 내 가전매장은 50㎡ 이하의 소형 매장이 주류였으나 최근 300㎡ 이상의 중대형 매장의 비율이 확대되고 있다. 또 지금까지는 50% 정도의 판매상이 도소매를 겸하는 비전문 매장이었는데 최근 도매와 소매의 분리와 전문화가 진행중이다.
특히 이들 백화점은 매장 전체에 새로운 인테리어를 도입해 고급화를 통한 차별화에도 나서 앞으로 중국 가전유통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문매장과 백화점과의 한판 경쟁이 주목되고 있다.<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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