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이나 전자상거래를 할 때 가장 염려가 되는 것은 비밀번호와 같은 중요 정보가 유출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아니면 인터넷상에서 물건을 구매했는데 상대편이 거래 사실을 부인하면서 물건을 안보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 수 있다.
전자상거래에서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솔루션이 공개키기반구조(PKI)시스템이다. PKI는 인터넷을 통해 전송되는 중요 데이터를 암호화해 보호할 뿐 아니라 전자서명을 포함한 인증서를 통해 거래자의 신원을 법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게 해 줌으로써 거래사실 부인과 같은 문제를 방지해준다. 전자상거래는 물론 인터넷뱅킹, 홈트레이딩, 의료정보 교환 등 인터넷을 통해 중요 정보나 돈 거래가 필요한 곳에는 반드시 PKI기술이 사용돼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가장 성장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프트포럼(대표 안창준 http://www.softforum.com)은 이 PKI 부문에서 국내 수위를 다투는 업체다.
소프트포럼은 인터넷 보안에 대한 인식이 부재했던 지난 95년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래산업의 보안 연구소로 출발해 99년 4월 분사했다. 분사후 약 1년 8개월 만인 지난해에는 매출 96억원에 순이익 21억원을 달성함으로써 국내뿐 아니라 해외 정보보안 업체와도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도 상반기에 72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상반기 35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4분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정보보안업계 특성을 고려할 때 이런 추세라면 올해 목표인 매출 200억원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소프트포럼에도 시련은 있었다. 지난 96년 국내 처음으로 암호화와 인증제품을 개발했지만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1년 정도를 매출없이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그렇듯 어려웠던 시절에 오직 기술개발만이 살 길이라 생각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 PKI기술을 응용한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고 보안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현재 소프트포럼은 PKI 원천기술과 이를 응용한 제품인 보안웹메일, 무선 인터넷보안, 전자지불보안, 통합인증 권한 관리(EAM) 제품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정보통신부가 전국민 e메일 갖기 운동의 일환으로 소프트포럼의 보안 웹메일(signed mail)을 채택했으며, 금융결제원이 공인인증기관 서비스 파트너로 선택했다.
또한 13개 지방 병무청을 연계한 병무청 보안 프로젝트에 전담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정부관련 인증기관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무선 인터넷 브라우저에 소프트포럼의 보안솔루션이 탑재되는 개가를 올렸으며, 시티은행의 한국·싱가포르 지점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 국제적인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e마켓플레이스 솔루션 업체 아리바에 제품을 공급하기도 했다.
또한 소프트포럼은 국내 정보보안 업체 중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과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카이스트를 비롯한 국내외 유수 대학 출신의 석박사급 인력만 전체의 절반이 넘고, PKI 시장을 이미 60% 점유하는 등 마케팅력과 기술력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잠재력은 곧바로 투자로 이어지기도 했다. 벤처 투자 열기가 식어가던 지난해 3월 말, 미래에셋으로부터 70배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이미 올해 보안 테마주를 형성할 유력한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안창준 소프트포럼의 사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전자정부 구현과 1000만명 전자인증서 갖기 운동 등의 정책과 맞물려 암호·인증분야의 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소프트포럼은 금융권 57개, 정부부처를 포함한 공공부문 17개, B2B 업체를 포함한 민간기업 43개 등 모두 120개가 넘는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가 확고하다. 소프트포럼은 올해 해외 PKI제품들과의 연동이 가능하고 다양한 부가기능이 향상된 신제품을 출시, 아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안 사장은 “해외 시장 승부는 철저한 준비가 따라야 한다”며 “제품이나 마케팅을 글로벌 마인드에 맞추고 난후 공격적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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