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테러 대참사>LG전자 정보기기 수출담당 공오식 상무

 미국 테러소식이 접해진 이후 가장 긴박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수출담당 임직원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국내 수출의 20%, 전체 정보기술(IT) 수출의 40%를 차지해왔던 미국의 위상을 감안하면 미국 테러소식이 전해진 12일 그들은 해외 바이어 및 현지 직원과의 연락, 항공기 폐쇄에 따른 대책 수립 등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하루가 지난 13일에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미국 및 전세계 경제상황을 지켜보고 방향타를 어떻게 세워야 할지 전략을 마련하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다. 

 LG전자의 PC 및 모니터, 광저장장치 등 정보기기 수출담당 임원인 공오식 상무(51)를 만나봤다.

 ―12일은 정신없었을 것 같은데.

 ▲중국 출장중에 미국의 테러소식을 접했다. LG전자의 경우 어떠한 사건이 발생하면 어디에 있던지 e메일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후속조치를 논의한다. 12일 미국 테러에 대해 직원들과 e메일을 통해 대책에 대해 논의했으며 12일 밤 귀국해 13일 또 다시 관련 회의를 가졌다.

 ―대책은 마련됐나.

 ▲시장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아직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으며 이를 초단기, 1개월, 6개월, 1년 정도의 기간으로 나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또 분석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내년도 사업계획에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LG전자의 피해상황은.

 ▲미국 현지 창고에 일정 기간분의 재고가 항상 마련돼 있어 피해는 없다. 그러나 당장 피해가 없더라도 이번 사건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 소비심리가 위축돼 크리스마스 시즌 효과가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이럴 경우 크리스마스 특수를 근거로 한 연말 물량이 재고로 쌓이게 되며 이에 따라 내년 수출물량의 축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이 미국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번 사건이 미국에만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장 달러화 가치 하락과 유로화 가치 상승으로 반영됐다. 특히 모니터·광저장장치 분야 최대 경쟁업체인 대만업체들은 그동안 유로화 약세로 유럽시장보다는 미국시장 공략에 주력했으나 이를 계기로 다시 유럽시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국내업체들이 강세를 보여온 유럽시장에서도 치열한 시장경쟁이 야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계기로 수출다변화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특정지역의 경제상황에 좌지우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IT분야는 미국시장 비중이 너무 높다. 유럽이나 일본 등이 일정한 완충지대(버퍼) 역할을 하지만 다른 지역은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의 위상이 약해지지 않는 이상, 아직까지 IT분야는 미국에 중심을 둘 수밖에 없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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