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IT비전>디지털라이프-모바일 세상 `신바람` 불고있다

 어느 휴대폰 광고를 보면 30대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시장에서 생선을 고르면서 휴대폰을 통해 아내에게 어떤 것을 사야할지 물어보는 장면이 나온다. 휴대폰을 통해 동영상을 주고받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내용이다. 첨단기기와 문명이 어느새 우리네 삶에 아주 가까이 다가왔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첨단문명을 가리키는 키워드 ‘디지털’은 이제 연구소나 논문에서만 볼 수 있는 ‘학문’이 아니라 직장에서, 거리에서, 시장에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생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 추세는 이제까지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이어져 현대인 속을 파고들 것이다.

 평범한 시민이 접하는 디지털 세상의 핵심은 ‘모바일’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는 이동전화의 대중화가 급속히 진행돼 인구의 50% 이상이 개인전화를 갖게 됐다. 이제는 기술의 발달로 음성전화를 넘어 동영상을 주고받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앞으로는 전화를 이용해 간단한 메시지 송수신을 넘어 실제 생활 또는 업무에 필요한 데이터를 무선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그야말로 ‘이동컴퓨팅’이 보편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년전 시장에 나와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PDA는 이제 다양한 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하고 선택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전화번호나 스케줄관리를 주요 기능으로 삼았던 시대는 지났다. 확장모듈을 달아 인터넷에 접속, 웹사이트를 서핑하고 필요한 정보를 검색, 문서를 작성해 메일로 보낸다. 문서작성이 길어질 것 같으면 접는 키보드를 꺼내 마음놓고 손가락을 움직이면 된다.

 이제 PDA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TV수신장치를 장착해 LA다저스의 야구경기 중계방송을 시청하는 등 기능이 크게 향상됐다. 디날리아이티라는 벤처기업이 개발한 TV수신장치를 이용하면 NTSC 방식으로 TV 방송을 내보내는 우리나라와 미국 등에서 PDA를 통해 TV를 볼 수 있다. FM 라디오도 들을 수 있으며 TV로 수신된 동영상을 저장, 전송할 수도 있다.

앞으로는 PDA에 디지털카메라가 장착돼 영상통화는 물론 위치추적장치를 통해 개인의 위치를 파악, 응급구조나 화물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전망이다

 이같은 기술발달에도 불구하고 PDA 사용자는 아직까지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양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PDA를 이용한 서비스로 가입자몰이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사업자들은 조만간 PDA 전용 포털서비스를 선보이고 개인 사용자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PDA 환경에 맞는 화면 인터페이스와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들의 데이터 서비스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개인 이용자들의 여가 및 데이터 검색기능에 더해 기업의 PDA 활용도 또한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PDA와 무선망을 이용한 원격검침서비스 시스템이 개발됐다. 극동도시가스는 LG텔레콤 무선망을 이용해 가스 검침을 실시하기로 했다. 검침은 물론 안전관리, 체납관리, 전출입 관리까지 해결된다. 예전처럼 일일이 가구를 방문할 필요 없이 중앙관제센터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하는 업무 고도화가 이뤄지게 됐다.

 전자상거래 발달로 PDA의 용도가 또 하나 늘었다. 물류 및 택배관리도 PDA가 도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솔CSN 물류사업부문인 로지스클럽의 경우 온라인 주문, 배송상품에 대해 배송시간을 실시간으로 고지해 주는 ‘지능형 배송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리정보·무선통신·차량정보·주문자관리·도로상황정보·재고관리·콜센터연동 등 다양한 기능을 PDA와 연계할 예정이다. CJGLS나 현대택배 등도 PDA 보급에 박차를 가하며 PDA 기반의 물류시스템 확충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이동중 이용가능한 분야로는 자동차와 이동통신망을 연계한 텔레매틱스를 들 수 있는데 자동차 내부의 전자제어시스템을 통해 운행상태 및 고장 여부 등의 데이터를 파악·분석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다. 사고로 위험에 처했을 때 위성이나 이동통신망을 통해 차량의 위치정보를 알려줌으로써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용한 기능도 제공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GM이 차량에 텔레매틱스 기술을 적용한 ‘온스타시스템’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으며 BMW와 아우디 등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우자동차가 KT프리텔과 손잡고 ‘드림넷’ 서비스를 추진중이며 현대자동차도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모바일 열풍과 함께 디지털 세상을 이끌어 나갈 또 하나의 키워드로 전자서명을 꼽을 수 있다. 전자서명은 오프라인상의 인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인확인이나 거래부인 방지 등을 위해 사용한다. 금융거래나 문서작성시 본인확인이나 전자상거래시 주문 및 결제에도 거래부인방지를 위해 인증서 형태로 사용된다. 이용자들은 금융거래를 위해 금융기관 및 금융결제원·한국증권전산·한국정보인증·한국전산원 등 4개 공인인증기관에서 인증서를 발급받아 전자서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4개 공인인증기관에서 발급한 공인인증서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었다. 99년 7월말 전자서명법이 시행된 후 지난해말까지 공인인증서 이용자가 5만명에 불과했지만 정부가 올해를 전자서명 이용 생활화 원년으로 정하고 이용자 확대에 적극 나서 전자서명 인구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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