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체들이 합작투자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합작투자는 단독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것에 비해 현지업체의 유통망 등을 쉽게 활용할 수 있고 일정 지분만 참여하는 방법으로 비용절감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전세계 IT 경기가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단독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보다는 안전한 합작선을 잡아 투자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반도체 배관설비업체인 한양이엔지는 이달초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핵사곤사와 합작투자를 통해 현지에 자본금 3300만원 규모의 한양엔지니어링스디엔비디엔유한회사를 설립했다. 한양이엔지는 단돈 1600만원을 투자해 합작사의 지분 49%를 확보하고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한양이엔지는 최근 반도체업계의 설비투자 감소로 매출정체 상태에 빠져 있었으나 말레이시아 합작법인을 통해 해외부문의 매출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아직까지 반도체산업이 불황의 늪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지만 반등세로 돌아서면 추가적인 자금투자를 통해 합작사의 규모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집중력 학습기기인 ‘엠씨스퀘어’로 유명한 대양이앤씨는 지난달 해드마운트디스플레이어(HMD) 제품의 미국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의 아이오디스플레이시스템스사와 50 대 50 합작투자로 자본금 100만달러 규모의 퍼스널디스플레이시스템스를 설립했다. 송영수 대양이앤씨 이사는 “규모가 작은 업체가 직접 현지법인을 설립하게 되면 인력이나 자본투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시장의 특성을 몰라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전한 투자를 위해 현지업체와 합작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어계측에서 IT업체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는 우리기술은 최근 일본시장에서 유무선 인터넷서비스 및 휴대폰 외부기기 판매를 위해 이리듐과 함께 일본의 프로시드와 자본금 3000만엔 규모의 아이스페이재팬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우리기술이 전체 지분의 66%를 보유하고도 현지인을 대표이사로 선임, 현지화에 비중을 뒀다. 정진욱 우리기술 이사는 “단독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일본시장에 진출한 국내업체들의 대다수가 현지화에 실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현지화와 투자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합작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도 합작투자를 통해 세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일본시장 온라인게임서비스를 위해 현지 소프트뱅크 등 4개사와 합작투자를 통해 엔씨재팬케이케이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4억997만엔이며 엔씨소프트가 전체 지분의 4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합작투자 형태로 대만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편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해외 직접투자로 일관했던 IT업체들이 올들어 9월 현재 10여개 업체가 합작투자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에 나섰으며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표참조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2001년 코스닥등록 IT업체 해외 합작투자 현황(단위:%)
업체 지역 합작사 합작사 지분율
한양이엔지 말레이시아 핵사곤 49
엔씨소프트 일본 소프트뱅크외 3사 40
대만 감마니아 51
우리기술 일본 프리시드외 1사 66
하이퍼정보통신 미국 코스모브리지 25
우리별텔레콤 미국 사이버스타인티그레이션 50
반도체ENG 중국 중국과학원장춘정기계연구소외 1사 25
한아시스템 중국 중국석가장항신세기전자외 1사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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