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이동하며 질병 진단·치료 대장 내시경 로봇 첫 개발

사진;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개발사업단의 한 연구원이 대장 내시경 로봇과 기존 내시경을 비교해보고 있다.

스스로 움직이면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대장 내시경 로봇이 국내외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21세기 프런티어사업단 가운데 하나인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개발사업단(단장 박종오)은 6일 한국과 이탈리아 연구팀으로 구성된 공동연구진이 인체 내에서 스스로 이동하면서 질병 진단 및 치료를 할 수 있는 대장 내시경 로봇을 개발, 살아있는 돼지의 대장에서 실험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로봇은 미끄러운 장기벽을 잡을 수 있는 클램핑 장치(Clamping Mechanism)와 자벌레(Inchworm)의 이동원리를 혼합, 공기를 빨아들이고 불어넣는 방식으로 장 속을 이동하며 장착된 초소형 카메라로 장기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로봇의 구성은 공기 압력을 이용한 구동장치와 초소형 카메라. 동력과 영상전송용 통신회선으로 돼 있고 크기는 지름 25㎜, 최대 길이 80㎜이며 장내 이동속도는 분당 12㎝다.

 이로써 의사가 내시경을 직접 손으로 밀어넣지 않고 내시경 스스로 의사의 명령에 따라 장기 내를 이동해 다니며 진단하는 것이 가능해져 대장암 등 각종 대장질환의 진단율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발은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개발사업단이 주관하고 이탈리아 성안나고등기술원(구동메커니즘 개발), 연세대의료원(생체실험 담당), 한국과학기술연구원(통합시스템 개발)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그동안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 싱가포르 난양테크, 일본 도시바 등 세계 유수의 기관이 능동주행 내시경 개발을 시도했으나 살아있는 돼지의 대장 속에서 이동하며 실험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사업단은 이번 장치가 상용화될 경우 수천억원대의 기존 내시경 시장에서 30∼40%의 시장점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관련 기술은 국제특허로 출원한 상태며, 앞으로 개발 단계마다 국제특허를 신청해 세계 시장 진출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사업단은 밝혔다.

 이번 개발에 참여한 이탈리아 성안나고등기술원의 파올로 다리오 교수는 “이번 성과에 안정성이 확보될 경우 능동주행 기능을 갖는 대장 내시경용으로 상용화될 수 있어 벌써부터 유럽 여러 전문기업으로부터 상품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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