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신 관련 업계가 전화와 팩스번호, 인터넷 주소를 하나의 전자번호로 통합하는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자 사생활 보호를 외치는 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일 LA타임스(http://www.latimes.com) 신문에 따르면 미 최대 통신 서비스 업체인 AT&T를 비롯한 정보통신 관련 업계는 최근 인터넷 주소와 전화, 팩스번호를 하나의 번호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전자번호(e-number: ENUM)’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개발되면 전화번호를 컴퓨터 서버가 인터넷 정보를 교통정리 하는 라우터에 사용하는 코드들과 연결, 팩시밀리가 없고 전자우편 주소만 있는 사람들에게도 팩스 메시지를 (컴퓨터로) 보낼 수 있고 또 휴대폰 사용자들도 전자우편을 보낼 때 문자와 숫자를 조합한 전자우편 주소 대신 11개 숫자로 이루어진 통합 전자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기술이 앞으로 소비자와 마케팅 담당자들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해주고 또 다른 거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프라이버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 시스템이 사생활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공공전화 시스템의 보안까지 심각하게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위한 기술 모임’의 간사를 맡고 있는 알란 데이비드슨은 “그 동안 네티즌들이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누리던 익명성이 파괴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미 정부는 지난달 21일 관련업계에 전달한 서한과 여러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기술개발을 옹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어 현재로선 개발론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고무된 관련 업계는 새로운 11개의 전자번호를 이용해 메시지를 팩스나 컴퓨터, 전화에 직접 살포할 수 있는 전자주소록 발간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LA타임스 신문은 전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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