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도쿄↓…그리고 서울↓…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과 일본의 장기불황 등으로 전세계 증시가 폭락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시장은 1800선이 무너졌고 구 경제주 중심의 다우지수도 1만선이 붕괴됐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며 31일 17년만에 1만선에 대한 지지를 시험받고 있으며 영국·독일·대만 등 전세계 증시도 모두 동반 폭락하고 있다.

 전세계 증시 약세 영향으로 8월 마지막 개장일인 31일 국내 증시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거래소시장이 19.25포인트(3.41%) 하락한 545.11로 마감, 550선이 힘없이 무너졌으며 코스닥시장도 2.99포인트(4.61%) 추락한 61.84로 장을 마치며 60선을 위협받았다. 특히 코스닥시장 벤처지수는 5.97%나 급락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1만선이 붕괴됐다는 것은 기술주 약세가 구경제주의 하락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로 미국 경기가 IT에 대한 거품이 빠지는 과정을 지나 장기 불황 또는 공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우려된다.

 미국 경기가 장기불황에 들어간다면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도 단기간에 회복되기 힘들며 이는 증시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이미 다우지수와 나스닥은 연중최저점(다우 9389.48, 나스닥 1638.80)을 지킬 수 있는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전날 미국 시장의 약세를 초래했던 주된 요인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1분기(7∼9월) 손실 전망 때문이었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다시 미 주요기업들의 실적부진과 이에 대한 경고가 전세계 증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현철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술적 반등을 염두에 둘 수 있지만 미국 중심의 IT경기 악화는 3분기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 9월 중순께부터 시작되는 3분기 사전 실적 발표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향후 주가의 추가 하락폭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아직 일본같은 장기불황 국면이라는 신호는 없지만 실적 개선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금리인하 효과도 가시화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나스닥시장의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투자심리도 좋지 않아 당분간은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한 전세계 증시의 동반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국내 증시의 주가가 연초에 비해서는 아직 높은, 전세계 몇 안되는 시장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더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초저금리라는 유동성으로 그나마 세계 증시와 비교해 상대적 강세를 유지해 왔지만 기업 실적이나 경기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증시의 강세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되는 것은 하나도 없어 세계 증시의 폭락국면이 계속될 경우 주가 하락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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