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최근 2002년도 장비공급업체 선정을 앞두고 입찰참여 희망업체에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원가구조표 제출을 요구하고 나서 해당업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TCO(Total Cost of Ownership)개념을 도입한 새로운 장비구매방식을 채택키로 한 SK텔레콤은 최근 전송장비 공급업체에 발송한 입찰참여 설명서에서 전송망 구축사업의 효율성 제고라는 명목아래 장비업체들의 1급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원가구조표 제출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원가구조표를 통해 공급장비의 하드웨어 가격과 소프트웨어 가격, 공사비, 벤치마크테스트(BMT)비용, 운송비용 및 보험료를 비롯해 직접자재비용과 외주발주비, 직접노무비, 간접생산비용, 영업비용 등을 포함한 총원가와 판매가를 상세히 기록해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장비공급업체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이같은 원가구조표 제출요구에 대해 장비업체들은 “통신사업자가 장비구매가격을 낮추기 위해 장비공급업체에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사항을 낱낱이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처사”라며 “국내외적으로도 이같은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국적 장비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본사에 공급장비와 관련한 모든 자료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본사가 이렇게 비상식적인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통신사업자 SK텔레콤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국계 장비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이처럼 장비업체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경우 장비구매업자가 이를 외부에 절대 공개하지 않겠다는 합의각서를 써주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라고 설명하고 “SK텔레콤의 경우에는 이같은 형식절차마저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RFP를 통해 제출을 요구한 원가구조표는 말 그대로 제안요청사항일 뿐 강제성을 띤 조항이 아닌 만큼 장비공급업체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원가구조표를 제출해도 되고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사항”이라고 해명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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