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알짜` 중국정보 없나요

 “중국진출시 유의사항이요. 한국에서 기업들이 찾아와 물어보면 말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국민 세금을 들여 국내 벤처기업들의 중국진출을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설립한 중국내 지원기관의 책임자가 하는 말이다.

 물론 이 기관에는 중국에 대한 많은 정보들이 있다. 중국을 방문하는 기업들에 처음 제공하는 설명서에는 중국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들이 실려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보가 국내 경제연구소에서 내놓아야 격에 맞음직한 ‘거룩한’ 내용들이고 실제 필요한 정보는 별로 없다.

 국내에 중국 열풍이 불면서 베이징 공항에만 하루에도 200여명의 정장차림의 비즈니스맨들이 입국한다고 한다. 이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중국 진출이라는 원대한 꿈을 안고 광활한 땅을 밟는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중국 IT시장규모, B2B·B2C 시장규모, 원론적인 진출 절차 등은 기본적으로 인터넷 또는 보고서 등을 통해 접했다.

 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는 중국이라는 땅에 혼자 떨어져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고 뭘 조심해야 하는지 등의 거룩하지(?) 않은 실질적인 정보다.

 ‘말로 그냥 설명’하면 됨직한 사소한 정보가 사실은 중국 진출을 원하는 우리 중소·벤처에는 실질적인 힘이 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실제 사례들이 최소한 월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현장감 있는 정보가 절실하다.

 중국에는 대사관, KOTRA 등 국가 기관들이 진출해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국민 세금을 써가면서 중국 현지에 지원기관을 만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조만간 문화관광부도 문화콘텐츠지원센터를 개설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미 중국에는 정보통신부의 IT지원센터 등이 상륙해 있다. 현재 운영중인 지원센터건 향후 설립할 지원센터건 중요한 것은 우리 중소·벤처 기업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선하는 수요자 중심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에 진출한 지 채 1년도 안되는 한 벤처기업의 중국 연락사무소 소장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저는 처음 중국에 왔을 때 사무실 등록, 대표자 등록 절차를 아는 데만 엄청한 교통비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한국에서 저를 찾아오면 지금까지 제가 겪은 데이테베이스를 통째로 주고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베이스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저는 이게 없어서 많은 시간을 소비했으니까요.”

 <베이징(중국)=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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