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는 나노테크놀로지에 기반해 양자(量子)컴퓨터의 핵심소자를 제작하는 기술과 반도체 내부를 검사하는 기술이 잇따라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은 도쿄공업대학 등이 참여하는 과학기술진흥사업단의 연구팀이 특수 레이저를 사용해 직경 10㎚ 정도의 매우 작은 홈들을 규칙적으로 나열해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연구팀이 100f(femto:1000조분의 1) 초(秒)의 극히 짧은 시간에 발사되는 레이저를 석영이나 사파이어 등 투명한 재료에 쏘여 극미한 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하고, 이 기술은 앞으로 초고속의 양자컴퓨터 실현에 필요한 기본소자의 제작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실험에서 직경 0.1㎜의 영역에 10㎚에서 200㎚ 크기의 홈을 1㎛ 간격으로 형성했다. 10㎚의 홈은 인플루엔자 등의 바이러스가 완전히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또 이번에 개발된 기술에서는 빛의 파장이나 쏘이는 각도를 제어할 경우 다양한 초미세 가공도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사용된 장치는 파장 800㎚의 근(近)적외광을 내는 티탄 사파이어 레이저로 낮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다.
한편 아시히신문은 오사카 대학과 후지쯔연구소가 1㎚ 단위의 물질을 관찰할 수 있는 특수 현미경을 사용해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트랜지스터 내부를 직접 검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보기술(IT) 시대를 맞아 반도체에서 소형·고성능화 요구가 높아지면서 나노테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번 기술은 반도체 성능을 결정하는 트랜지스터의 개발·제조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사카 대학 등이 개발한 이 기술은 만들기 시작해 2주 정도 지난 단계의 트랜지스터의 표면을 특수 처리한 뒤 터널(tunnel) 현미경이라는 특수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트랜지스터 제조에는 2∼3개월이 걸린다. 개발 과정에서 완성품을 만든 뒤 전류를 흘려보내 상정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원인을 검토한 후 다시 제작해야 하는 등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랜지스터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어 원인이 확실치 않은 경우는 트랜지스터 한 개를 만드는 데 1년 정도가 소요될 수도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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