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네이버컴 공동대표
인터넷 업체 가운데 70% 이상이 콘텐츠를 유료화할 의사를 밝혔다는 리서치 결과가 있었다. 콘텐츠 유료화는 그동안 광고 이외의 별다른 수익모델을 찾지 못했던 인터넷 업체들이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고 있는 방법이다.
더구나 요즘에는 회원수 확대는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있다. 사이트를 움직이고 있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찾아내고 이를 통해 이들이 대가를 지불하고 이용할 만한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들어 네티즌들도 점차 인터넷은 무조건 무료라는 생각보다는 양질의 서비스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등 유료화를 위한 환경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터넷 업체들 스스로가 고추장처럼 한국적인 상품을 만들어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사이버공간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캐릭터인 아바타다.
실제로 아바타의 경우 최근 일부 학부모들이 아이들로 하여금 너무 많은 돈을 쓰게 한다는 불만을 토로할 정도로 네티즌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사이버 캐릭터라도 치장을 위해 돈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네티즌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 들여진다.
네이버컴의 한게임이 실시한 프리미엄 서비스도 처음 도입했을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내비게이션 기능을 줄이고 약간 업그레이드한 게임만으로 유료서비스에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보였지만 다행히 이용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용해 주면서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게임의 경우 유료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결정한 것이 지난해 8월이었다. 결제시스템의 개발 등 7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유료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때 가장 중점을 두고 준비했던 것은 네티즌들에 대한 사전 조사였다. 한게임은 간단한 의향을 묻는 e메일 조사에서부터 심도 깊은 개별면접 조사까지 총 5번에 걸친 소비자 조사를 통해 한국에서 고추장이 가장 필요한 양념이 되듯이 한게임 이용자들에게 보다 깊은 재미와 편리함을 주기 위한 서비스 개발에 골몰했다.
게임방 대기실로 한 번에 갈 수 있도록 해주는 바로가기 아이템이나 게임 승패의 효과를 2배로 늘려주는 찬스 아이템 등이 바로 그것이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얻은 한게임 회원들의 의견은 웬 만한 기획자의 아이디어에 못지 않은 수확이었다. 어쩌면 한게임이 회원들의 반발 없이 초기부터 인기를 끌며 유료 서비스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도 네티즌들이 서비스 준비 과정에 직접 참여한 데 따른 부수적인 이점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회원들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점이다.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는 동문회 사이트의 학교 전광판 서비스나 채팅 사이트의 부킹 에너자이저 서비스 등의 아이디어 상품이 서서히 네티즌들의 인정을 받으며 유료 서비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어찌보면 이같은 단편적이 유료화 모델로 어느 세월에 이익을 챙기는가를 생각하면 갑갑하기도 하다.
그러나 인터넷 사이트가 살아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그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인터넷 기업의 성패는 바로 이 사람들의 입맛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고추장처럼 회원들의 입맛을 돋울 수 있는 특별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범수 네이버컴 공동대표 약력>
1992 서울대학교 산업공학 석사
1992∼1998 삼성SDS, PC통신 유니텔 설계 및 구축
1998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 설립
현재 네이버컴 공동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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