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로봇 김경근 사장

 “아무리 뛰어난 첨단로봇도 그 근원은 아이들이 갖고 노는 로봇장난감에서 시작됩니다. 조그만 교육용 로봇이 첨단 로봇산업의 뿌리를 형성한다는 점을 어른들도 인식할 때입니다.”

 교육용 로봇 전문업체 마이크로로봇의 김경근사장은 요즘 국내외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로봇 생산주문에 대응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가 만드는 로봇은 손바닥만한 크기의 마우스로봇, 거미로봇 등 초중고생에 과학교육용으로 판매되는 10만원 이하 보급형 제품이 주종이다.

 언론매체에서 흔히 소개되는 첨단 인간형 로봇(두발로 걷고 말하는)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마이크로로봇은 현재 국내 비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리고 기술적으로도 앞서가는 회사에 속한다.

 “창업 초기부터 시장에서 팔리는 로봇을 만들자고 결심했습니다. 중소기업이 실용성 없는 기술과시용 로봇 개발에 매달릴 수는 없으니까요.”

 김 사장은 우선 청소년과 대학생층이 접근하기 쉬운 교육용 로봇 시장에 집중했고 이후 40여종의 교육용 로봇 키트를 차례로 국산화했다. 그까짓 장난감도 로봇축에 드냐는 일부 로봇 전문가들의 핀잔도 있었지만 그는 연구개발을 통해 어떻게 로봇을 만들어야 사람의 감성과 흥미를 유발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노하우를 터득했다.

 그가 최근 월드컵 특수를 겨냥해 선보인 업소용 축구로봇 세트는 대당 5000만원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제품 콘셉트 덕에 유럽·일본·중동시장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에 축구로봇 세트 400대의 수출계약을 맺었고, 일본·중동시장에도 본격적인 수출협상이 진행중입니다. 연말까지 300만달러 이상의 로봇 수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이크로로봇은 교육·오락용 로봇뿐만 최근 유해여부로 논란을 빚는 전자파측정(SAR) 로봇까지 개발해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휴대폰으로 원격제어되는 가정용 로봇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첨단로봇 쪽으로 제품영역을 차근차근 확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오늘날 일본 로봇 기술의 뿌리가 만화영화 철인 아톰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앞으로 로봇산업은 기술력 못지않게 상상력이 중요하다”면서 “내가 개발한 로봇을 갖고 노는 어린이들이 키운 꿈이 장래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든든한 토양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글=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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