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은 중국·대만·홍콩보다 적은 76개에 불과하며 2005년까지 세계 일류상품을 500개로 늘리겠다는 산업자원부의 계획은 현실성이 없고 접근방법에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한국의 10대 일등상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품목은 미국이 924개, 중국 460개, 일본 326개, 홍콩 206개, 대만 122개, 한국이 76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보고서는 또 우리나라가 중국을 비롯한 홍콩·대만 등 경쟁국들에 많은 품목에서 빠르게 1위 자리를 빼앗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면서 수출액, 기술, 품질수준, 독창성 등이 뛰어난 10대 일등상품으로는 D램,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CDMA 단말기, 세트톱박스, 초고속인터넷, LNG선, 여자골프, 냉연강판, 폴리에스테르 섬유, 인삼 등이 꼽혔다,.
그러나 현재 세계 1위인 제품 대부분은 섬유, 직물, 조리, 주방기구 등 경공업 제품으로 첨단제품은 반도체와 LCD 등 소수에 불과하고 특히 냉연강판, 폴리에스테르섬유, 인삼 등은 재도약하느냐 아니면 탈락하느냐 기로에 서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의 경우 앞으로 관련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TFT LCD는 핵심부품을 국산화하고 대만업체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CDMA 단말기는 판매가의 5.25∼5.75%를 외국회사에 지급하는 등 단말기의 원천기술과 핵심부품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한계며 초고속인터넷 분야는 전송장비의 국산화율이 낮고 과당경쟁과 중복투자로 사업자들이 심각한 적자상태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또한 산업자원부가 지난 8일 내놓은 ‘세계 일류상품 발굴·육성’ 방안은 시의적절하기는 하지만 현실성없고 접근방법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자골프가 세계 정상에 도달한 것은 섬세한 손감각, 짧은 하체비율과 이에따른 안정적인 무게중심 등 좋은 신체조건에다 인내심, 감정절제, 승부근성 등에서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전제하고 일등상품은 생존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 속에서 만들어지며 정부주도의 지원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일등상품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 외에 산업경쟁력, 효율적 인프라, 자율과 창의의 사회분위기 등이 갖춰져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기업위축이 계속될 경우 새로운 일등상품은 고사하고 기존 일등상품의 쇠퇴마저 걱정된다고 밝혔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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