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학 기술만으로는 더 이상의 진보가 어렵다. 유기물과 고분자 등 광소재 기술을 접목시켜야 한다.’
지난 20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광응답성 유기물 및 고분자 소재 국제학술대회(ICPOP’01)에 참석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보처리의 고속화 및 대용량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선 반도체 재료와 무기물을 기반으로 한 전자공학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며 유기물과 고분자 신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한 광소재 기술이 그 대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국제학술대회에 광소재 기술에 대한 활발한 연구개발 성과를 선보여 관련 기술개발이 가속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왜 신소재인가=정보기술(IT)은 반도체 기술의 진보에 힘입어 발전해왔다. 그런데 칩을 더욱 작게 만들려는 노력도 한계에 부딪쳤다. 실리콘으로 대표되는 기존 재료의 물리적인 한계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유기물과 고분자를 새로운 재료로 쓰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이 물질들은 기존 물질에 비해 빛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신호를 전자가 아닌 광자로 전송하는 데 적합한 매개체인 셈이다.
고분자 분야의 대가인 게하르트 베르너 막스프랑크연구소 고분자연구소장도 “현재 실리콘 소재를 바탕으로 한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으나 한계가 있다”면서 “빛을 사용하는 유기 또는 고분자 소재가 그 한계를 극복할 것이며 내년 이맘때엔 실제로 상품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도 금속처럼 전기가 통한다는 연구로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앨런 히거 미 캘리포니아대 교수도 “플라스틱으로 얇으면서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등장하고 있다”라면서 “이러한 전도성 고분자는 기존의 금속과 반도체를 대체해 산업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 방향=이번 국제 학술대회에 나온 논문들을 보면 광소재 개발의 응용 분야는 정보의 처리와 표시, 전달 그리고 저장 등 크게 네 가지다. 정보처리 분야는 광자를 마음대로 제어하는 비선형 광학 기술과 나노포토닉스 및 2광자 흡수재의 개발이 활발하다.
비선형 광학 기술의 대가로 손꼽히는 래리 달턴 워싱턴대 교수는 정보처리 속도를 지금보다 10배 빠른 100㎓급의 광변조기 응용기술을 소개했다. 나노포토닉스는 분자 수준에서 정보를 제어하는 기술이 개발중에 있다.
정보 표시로는 전기발광 및 광변색 소재 개발을 통한 새로운 디스플레이 연구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플라스틱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정보 전달 분야에선 광도파관(waveguide)와 광섬유에 대한 연구개발이 집중됐다. 광도파관으로 유기물을 쓰려는 연구가 활발하며 유리섬유로 만든 기존 광섬유보다 신뢰성이 높은 고분자 광섬유는 거의 응용 문턱에 와 있다.
일본에선 근거리통신망(LAN)에 응용되고 있다.
정보 저장 분야에선 빛을 굴절시키는 유기물 및 고분자의 개발과 2광자 흡수재 등의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이들 기술은 3차원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로 연구가 깊이있게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은 이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밖에 기존의 광기록 매체와 액정 소자에 대한 연구개발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제주=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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