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사업자의 주력 아이템이 음성에서 데이터로 바뀌고 있다.
최근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데이터통신 비중을 강화하면서 이동전화사업자 직원들은 “우리는 데이터통신 회사”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다닌다. 사업자들이 지난해부터 무선인터넷 등 데이터 부문에 대한 비전을 잇따라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그동안 연구보고서 속에만 존재했던 기술들을 하나하나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
사업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체매출액의 1.5%에 불과했던 무선데이터 통신 부문 매출규모가 3.3%로 급증, 2135억원 정도로 성장했다. 하반기에는 이같은 성장세가 더욱 가파라져 이동전화사업자들의 매출액 중 무선데이터 부문의 매출비중이 최소 5%에서 7%까지 올라설 전망이다.
무선데이터 부문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얼마 전부터 본격화된 m커머스가 주요 동력이었다는 것이 사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m커머스란 이동전화단말기, PDA, 노트북 등을 이용해 이동중 전자상거래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m커머스를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무선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전자적으로 상거래를 구현할 수 있다.
그동안 전자상거래는 유선환경에서 대부분 이뤄졌을 뿐 무선을 통해서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동전화사업자들이 cdma2000 1x 망을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있고 월드컵에 대비한 HDR 서비스, IMT2000 등 유선인터넷의 속도와 안정성을 능가하는 무선망이 하루가 다르게 구축되면서 m커머스가 새로운 사업군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m커머스는 이동통신이 갖는 이동성과 휴대성이라는 특징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 하태정 연구원은 “m커머스가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유선 전자상거래와 비교해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실시간으로 상거래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m커머스에 사용되는 인터페이스는 속성상 개인화된 특성을 갖는다. m커머스의 핵심 인터페이스로 예상되는 이동전화단말기나 PDA 등은 ‘개인전용’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m커머스는 기존 전자상거래에 비해 개인화 및 차별화된 특성을 갖게 된다.
m커머스는 또한 이용자의 위치를 상거래에 활용하는 위치기반 서비스가 가능하다. 무선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무선 단말기 이용자의 위치정보를 활용, 해당지역에 위치한 소비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푸시형 마케팅을 벌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또 m커머스가 초기단계지만 앞으로는 급속하게 성장해 새로운 상거래 방식으로 정착하게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국내 무선인터넷 인구와 한국의 문화에 맞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및 수익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이미 안정적인 수익모델로 자리잡은 벨소리 다운로드, 캐릭터 서비스, 게임 이외에도 모바일 뱅킹, 전자화폐 기능 부가 등 독특한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m커머스의 이같은 특성을 활용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상태다. SK텔레콤은 삼성카드, LG캐피탈, 외환카드, 한미은행, 하나은행 등과 제휴를 맺고 모네타 카드를 공동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하반기중에 카드 결제가 가능한 m커머스용 단말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신용카드 기능을 하나의 칩에 담아 단말기 내부에 장착해 쓸 수 있는 일체형 단말기도 내놓을 계획이다.
SK텔레콤은 m커머스 기능이 강화된 단말기와 함께 m커머스 단말기에 내장된 칩의 내용을 판독할 수 있는 리더를 SK주유소 등 가맹점 3만여개소에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KTF도 국민신용카드, 몬덱스코리아와 업무계약을 체결하고 IC칩을 활용한 다기능 스마트카드 ‘KTF 멤버스 국민카드’ 발급에 나섰다. ‘KTF 멤버스 국민카드’는 KTF가 940만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중인 ‘KTF 멤버스카드’와 국민카드의 신용카드, 몬덱스코리아의 전자화폐가 하나로 결합된 다기능 스마트카드다.
KTF는 앞으로 인터넷상에서 각종 ID와 패스워드를 안전하게 수록, 관리할 수 있는 e카드 기능과 각종 적립포인트 및 사이버머니 등을 지불에 사용할 수 있도록 로열티 기능을 부가하는 등 카드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LG텔레콤도 지난해 10월 정통부로부터 무선데이터통신을 이용한 전자결제서비스 사업허가를 정식으로 취득하고 인터넷 유료사이트 및 자동판매기 결제 등의 소액결제서비스를 시작으로 전자상거래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 이외에 법인 대상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법인영업을 담당하는 비즈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비즈니스 솔루션 등 무선 e비즈니스 환경 제공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KTF와 LG텔레콤도 지난해말부터 법인대상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무선 e마켓플레이스 등을 구축하는 등 미래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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