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월드사이버게임즈(WCG) 본격 점화

 

 “준결승에서 브라질을 격파한 한국이 숙적 프랑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만약 2002년 월드컵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그것은 분명 ‘역사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e스포츠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오는 12월 5일부터 9일까지 서울에서는 ‘사이버 올림픽’인 제1회 월드사이버게임즈(WCG)대회가 열린다. 참가국 수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34개국. 비록 올림픽과 월드컵(예선 포함)에 비해 참가국 수는 적지만 e스포츠의 현실을 고려하면 대단한 규모다. 총상금은 30만달러(약 3억6000만원). 여타 스포츠의 국제대회에 못지않은 큰 액수다.

 경기 종목 역시 세계대회답게 다양하다. 정식종목은 스타크래프트, 피파 2001, 에이지오브엠파이어, 퀘이크3, 언리얼토너먼트 등 6개. 또 이번 대회에는 쥬라기원시전 2와 강진축구가 월드와이드 시범종목으로, 레인보우 6와 포트리스2 블루가 로컬시범종목으로 치러진다. 아동용게임인 ‘하얀마음 백구’는 이벤트 종목으로 경연을 벌이게 된다.

 현재 각국에서는 예선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5월 25일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각국의 국가대표 선발전은 마치 올림픽 국가예선을 방불케 할 정도다. 최근 예선에 돌입한 스페인의 경우 오프라인과 온라인 예선에 각각 2000여명과 4000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스페인의 정보기술(IT) 단지인 발레시아의 프렝시베 펠리페 홀에서 열린 오프라인 예선에는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과 함께 첫날 관람객이 무려 5만여명에 달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예선전 장소가 영화 촬영지로 잘 알려진 알카트레스 감옥(영화 ‘더 록’의 무대)과 상하이 무석(영화 ‘비천무’ 촬영지)으로 대회 참가자들과 게임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국내 열기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3시 스타크래프트 1차 예선전을 시작으로 오는 9월 25일까지 45일간의 대장전에 돌입한 상태. 국내 예선전은 여느 스포츠에 못지않은 치열한 경쟁속에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진행되는 1차 예선전은 총 3단계로 치러진다.

 치열한 온라인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다시 오프라인상에서 실력을 평가받게 된다. 10월 중순 전주(6·7일), 부산(13·14일), 서울(25·26일)에서 1차 오프라인 예선을 가지며 이를 통과한 지역대표들은 다시 서울에서 10월 27·28일 이틀간 최종 선발전을 갖게 된다.

 한편 월드사이버게임즈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김한길, 윤종용)는 공정한 게임진행을 위해 ‘지니어스’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이버 올림픽 운영시스템’이라고 부르는 지니어스는 리그와 토너먼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합한 다양한 형태의 대회를 설계하고, 접수에서 대전결과 처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관리한다. 따라서 이 시스템을 이용하게 되면 전세계 34개국에서 벌어지는 경기결과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한마디로 지니어스는 WCG의 사이버 스타디움인 셈이다. WCG 홈페이지(http://www.worldcybergames.org)에는 30여개 국가별 WCG사이트가 링크돼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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