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리눅스정신

 ◆금기현 IT산업부장 khkum@etnews.co.kr



오는 25일 미국 서니베일 베이랜드 공원에서 큰 이벤트가 열린다. 리눅스탄생 10주년 행사다.

 이날 행사는 여느 행사와 좀 다르게 진행된다. 대부분의 기념행사는 목적에 따라 형식과 격식을 갖춰 품위있게 치러지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리눅스 탄생 10주년 행사는 진행 방식이나 모양에서 상당히 파격적이다.

 우선 행사장소가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즐기는 공원이며 참가자에 대한 어떠한 제한도 없다. 리눅스공동체에 가입되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리눅스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이 뿐 아니다. 행사가 열리는 동안 햄버거, 핫도그 등을 비롯해 간단한 음료는 공짜로 주고 원한다면 행사장에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도 있다. 참가자끼리 맥주를 포함해 술을 나누어도 된다. 어느 기념행사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유명한 사람들의 연설을 찾아볼 수 없다. 형식적인 행사는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아직까지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규모가 어느정도 될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 다만 현재 참가를 희망하는 조직을 참고로 할 때 그 수가 엄청날 것이라는 정도다.

 실제로 이번 리눅스행사에 참여하는 조직들의 면면을 보면 실리콘밸리 리눅스유저그룹을 비롯해 실리콘밸리커뮤니티네트워크, 미국 서부 리눅스유저그룹, 전국 리눅스컨소시엄(CABAL) 등 미국내 굵직굵직한 커뮤니티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얼마전 열린 다른 행사를 예로 보자. 지난 13일 실리콘밸리 테크뮤지엄에서 PC 탄생 20주년기념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 회장을 비롯해 인텔의 앤디 그로브 회장 IBM의 데이브 브래들리 등 PC개발에 결정으로 기여한 250여명의 내로라하는 PC관계자들과 세계 각국의 언론인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은 PC탄생과 성장을 주도했던 8명의 전문가들이 미국 경제주간지인 ‘포천’지의 편집자인 브렌들 슈렌더의 사회로 PC산업의 성장과 전망에 대한 대토론회도 개최했다.

 이러한 점에 비춰보면 리눅스탄생 10주년 행사는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PC탄생 20주년 행사가 오픈바에서 형식과 격식을 갖춰 공식적으로 진행된 것과 비교하면 리눅스이벤트는 계획대로라면 ‘바비큐 파티’에 지나지 않는다. ZD넷은 이들을 술에 비유해 PC 탄생 20주년 행사와 리눅스 10주년 행사를 각각 ‘샴페인’과 ‘맥주’로 표현하기도 했다.

 리눅스는 지난 94년 리누스 토발즈가 커널 1.0을 발표한 이후 지난해 1월 새로운 칩과 보다 빠른 칩의 지원을 추가하고 대용량메모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 2.4버전을 발표하는 등 10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 기간동안 리눅스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리눅스 기본정신’을 기초로 하고 있다.

 리눅스는 기업에 의해 상용화되는 오픈소스(유닉스)는 더 이상 공개된 소스가 아니라는 이른바, GNU(Gnu is Not Unix)정신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토발즈는 자신이 개발한 리눅스의 모든 소스를 공개하고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공짜로 사용하도록 했다. 더 나아가 리눅스를 통해 개발된 프로그램을 공개해 누구든지 이를 응용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리눅스는 다른 어느 상용 유닉스와도 견줄 수 있는 막강한 성능과 안정성을 갖추면서 우수한 운용체계로 면모를 과시하고 있으며 서버시장에서 27%에 이르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일로를 걷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이번 리눅스 탄생 10주년 행사는 비록 공원에서 형식에 맞춰 공식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IT업계 유명인사들이 참석하지 않지만 많은 참석자들이 자유분방하게 향후 리눅스의 개발과 발전전망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얘기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25일 열릴 서니베일 베이랜드 공원 행사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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