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DB, 미결범죄 ’해결사’ 노릇 톡톡

 인간의 유전정보를 갖고 있는 DNA가 수십년된 미결범죄를 푸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FBI가 운영하는 전국적인 DNA 데이터뱅크인 CODIS(Combined DNA Index System)에 축적되는 자료가 늘어나면서 각 주에서 이를 미결과제에 활용하기 위한 태스크포스 설치가 늘고 있다.

 실제 중부 대서양 연안주의 조사관 90여명은 지난주 전문가들로부터 CODIS 관련 최근 조사기법에 대해 배우기 위해 아나폴리스의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개최된 4일간의 워크숍에 참여하기도 했다.

 CODIS(http://www.fbi.gov/hq/lab/codis/index1.htm)는 지금까지 36개주 53만1555명의 기결 중범죄인의 DNA와 2만1904건의 범죄 현장에 대한 자료를 수집, 데이터베이스화해 올해 2월까지 1733명의 조사관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앞선 DNA 수사기법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미 해군의 범죄조사서비스(NCIS). NCIS의 미결과제 책임자로 95년 이후 33건을 해결한 짐 그레바스에 따르면 이 조직은 현재 80건의 미결과제를 다루고 있는 22명의 담당자를 확보하고 있다.

 NCIS는 올해초 68년 1월 17일 필리핀 수빅만 해군기지에서 벌어졌던 앤드루 리 먼스 살해 사건을 해결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메릴랜드주 프린트조지 카운티의 경찰국 법 담당 국장인 윌리엄 보스버그는 “당시 살해장소에 남겨졌던 맥주병 입구에서 DNA의 프로파일을 만들어냈다”며 “범인이 살해장소를 떠날 때 혈액, 타액, 정액, 머리카락 등 모든 것을 가지고 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 DNA 수사기법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개의 나선형 대형 분자 핵산으로 이뤄지며 세포핵 안에 개인의 유전정보를 암호화해 담고 있는 DNA는 간단한 현미경만 있어도 DNA 프로파일을 만들 수 있다. 특히 희생자를 화장시킨 이후에도 그가 편지봉투에 바른 침이나 입었던 옷 등에서 DNA를 채집할 수 있다. 실제 한 사건에서 조사관들은 용의자가 승강이를 벌였던 길거리에서 DNA를 채집하기도 했다.

 NCIS의 수석 살인범죄 분석가인 루 에리오볼로스는 “DNA 견본은 야만적인 폭행과정에서 유전물질 교환이 많이 이뤄지는 강간사건에 특히 유용하다”며 “우리가 DNA 정보를 갖고 있으면 사건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범죄자들을 신속히 체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 각 주는 CODIS에 DNA 정보가 수록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고 있는데 현재 일부 주는 기결 살인범과 강간범을 상대로 DNA 견본을 채집하고 있으며 다른 주들은 모든 기결수의 견본을 채집하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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