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틈탄 사기·도주 잇따라

 

 

 전자 유통업계에 불경기를 틈타 사기·도주 사건이 줄을 잇고 있어 상인은 물론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 선인프라자의 리반엠지씨(대표 박상규) 등 10여개 유통업체들은 최근 서울 동대문구의 김모씨(24)를 사기 및 상호도용 혐의로 용산 경찰서에 고발했다.

 이들 유통업체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6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리반엠지씨 등 10여곳으로부터 노트북과 주변기기·부품 등을 신용으로 공급받아 2억5000만∼3억원을 챙긴 뒤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또 평소 잘 알고 지내던 D유통업체 이름의 명함을 만들어 갖고 다니며 영업을 하는 등 상호도 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리반엠지씨 박상규 사장 등 피해자 10여명은 공동명의로 김씨를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김씨가 고의로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보고 공동으로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관계기관에 제출키로 했다.

 인터넷을 통한 공동구매 사이트인 공구넷닷컴(http://www.gong9net.com)에서도 최근 사기사건이 발생했다. 사이트 실제 운영자가 제3의 인물을 대표자로 내세운 뒤 소비자들로부터 입금된 공동구매 대금 840여만원을 갖고 잠적한 것이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사기 혐의자들은 도메인 소유자인 구미의 김모씨에게 사이트 운영권을 넘겨받은 뒤 인터넷 가격정보 사이트인 다나와에 공동구매 배너광고를 게재, 배너광고를 보고 입급한 소비자들의 돈을 챙겨 잠적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특히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온 최모양(17)을 본인 몰래 공구넷닷컴의 대표자로 내세운 뒤 아르바이트 일감을 명목으로 통장과 도장·휴대폰 등을 맡기도록 해 소비자들이 입금한 공동구매 대금을 인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에 따라 공동구매를 위해 최모양의 계좌로 돈을 입금했다가 피해를 당한 이들은 포털사이트인 다음카페(http://cafe26.daum.net)에 피해자 모임을 결성하고 실태조사 및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와는 다른 경우지만 용산의 반도체 유통업체인 J사는 지난달 10억∼13억원 규모의 채무를 갚지 않고 잠적했다. 이에 따라 몇몇 메모리 유통업체들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대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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