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업계 인력난 몸살

 바이오업계가 쓸만한 인력 부족과 잦은 인력 이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 붐 이후 벤처기업이 540여개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고 대기업들이 잇따라 이 사업에 참여, 연구원을 비롯해 마케팅 전문인력이 턱없이 모자라면서 이직이 증가함에 따라 기술 유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바이오벤처로 이직한 대기업 생명공학연구소의 박사급 연구원들이 벤처기업 이직 당시 약속받은 스톡옵션 행사가 주식시장 악화로 어려워진데다 특히 자금시장 악화로 기업들이 투자를 받지 못하면서 연구원들의 임금이 대부분 삭감, 연봉 2000만원에 그치면서 이같은 이탈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태다.

 경영진들은 연구원들에게 코스닥 상장과 해외 유명 제약회사로의 기술이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고통분담을 제시했으나 사업성에 의문을 가진 연구원들이 퇴사해 경쟁업체나 조건이 좀더 나은 쪽으로 이직이 증가하고 있다.

 바이오벤처 M사 연구소장이었던 L박사는 코스닥 등록후 연구개발방향이 달라지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D사로 자리를 옮겼다. 또 최근 유전자치료를 지향하는 바이오벤처업체 연구소장으로 재직한 K씨도 유사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같은 목적의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전직장의 기업비밀을 누설해 투자유치조차 어렵게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벤처기업 컨설팅전문회사 인큐비아의 정성욱 사장은 “프로젝트를 완료하지 않고 이직하는 연구원들이 고도의 전문지식을 이전해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시점에 다른 직장으로 옮기면서 새로운 사람을 재교육해야 하는 시간적·경제적 손실이 매우 크다”며 “경영자들은 언제 떠날지 모르는 인력을 위해 조급하게 업무를 진행하지 말고 직원이 떠나더라도 적대적 관계가 되지 않도록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포항공대 등 생명공학 관련 대학원이 활성화된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젊은 연구원들이 바이오업체의 연구원보다는 고임금이 보장되는 벤처캐피털 투자심사역이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문인력들의 연구개발 기피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어 바이오업계의 인력난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벤처 인투젠의 김대기 사장은 “직원들에게 기업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구성원이 회사발전에 기여한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의 대표이사는 투자자금의 유치와 경영자다운 안목, 도덕적 자질 등을 갖추는 것은 물론 10년 이상 걸리는 바이오제품 사업화를 이뤄내는 능력을 직원들에게 확신시켜야 한다”고 인력이탈을 막기 위한 사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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