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가 확산되면서 네이버컴·인포웹 등 비교적 ‘우량’ 평가를 받아온 인터넷기업들이 연내 계획한 기업공개(IPO) 시점을 잇따라 내년 이후로 연기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 같은 현상은 코스닥시장이 늦어도 3분기 이후에는 되살아날 것이란 당초 예상이 여지없이 빗나가면서 일반공모·유상증자·사채발행 등 IPO 전후 직접자금 조달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닷컴’ 전반에 대한 투자가들의 ‘불신’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코스닥 등록 등 IPO를 추진했다가는 오히려 낮은 공모가와 등록 후 주가하락 등으로 기업 이미지만 손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전 인터넷업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량’ 인터넷기업들의 IPO 연기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을 기약하자=대체로 주식 전문가나 업계 관계자들은 코스닥시장이 올해보다는 내년이, 내년보다는 후년이 더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 IPO를 추진해온 인터넷 기업 중 등록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기업이 잇따를 조짐이다.
이미 ‘한게임’으로 포털업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네이버컴(대표 이해진)이 IPO 시점을 내년 이후로 늦춘다고 선언했다. 음성인식 솔루션 분야 선두주자인 SL2(대표 전화성)도 등록 목표를 오는 11월에서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국내 최대 e메일 마케팅 전문기업인 인포웹(대표 노종섭)도 IPO 시점을 올 연말과 내년 초를 놓고 저울질하다 일단 해를 넘기기로 방침을 바꿨다.
대체적으로 올해를 목표로 IPO를 추진해온 인터넷 기업들 중 다수가 그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불가피한 선택=IPO는 공모자금 등 막대한 자금조달 기회를, 투자가들에겐 자금회수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영전략 중 하나다. 따라서 해당 기업들에는 IPO 시점 찾기가 매우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장기침체를 거듭하는 상황에서 조급하게 IPO를 추진하는 것보다는 주가가 회복되는 시점에 맞춰 일정을 연기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기업이라면 훗날을 기약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컴 사장은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는 기업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내려지기 힘들다”며 “올해 실적을 대폭 개선해 내년 초를 기약하기로 투자가들과 의견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관건은 경기여건=예상 외로 코스닥시장의 장기침체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인터넷 기업들이나 투자가들도 IPO 연기 방침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조기투자자금 회수를 원하는 엔젤투자가나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은 기관투자가들의 입장은 다르다. 공모가가 낮게 형성되더라도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따라서 인터넷기업의 IPO 연기는 해당 기업과 투자가들의 상황에 따라 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향후 마케팅 전략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IPO를 연기할 경우 신규 투자나 마케팅에 제약이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계획대로 코스닥 등록을 강행할 방침인 A사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요즘 같은 주식시장 상황에서 IPO를 연기하는 게 유리하겠지만 조기 IPO는 공격적 마케팅과 과감한 신규투자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어떤 것이 유리한지는 좀더 길게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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