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방송의 표준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양대 축을 이루며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방송의 표준방식과 궤를 같이한다.
미국은 ATSC-DASE(Digital TV Application Software Environment)를, 유럽은 DVB-MHP(Multimedia Home Platform)라는 표준을 갖고 각각 독자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적 통일규격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각각 자체 개발한 독자규격을 마련해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제시장 환경에 따라 올해 초부터 정부차원에서 표준안 마련에 돌입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28일 ‘방송표준 방식 및 방송업무용 무선설비의 기술기준’을 고시함으로써 데이터방송의 국내 기술표준안을 마련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위성방송 표준은 유럽 DVB의 MHP방식을 따르고, 지상파분야에서는 미국 ATSC의 DASE를 잠정 표준으로 확정했다.
잠정표준이긴 하지만 일단 기술기준이 마련됨으로써 국내 방송 및 장비업계는 관련 기술 및 장비개발에 본격 착수하게 됐다. 또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방송시스템 시험가동에 이어 연말이면 데이터방송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방송 솔루션업계도 데이터방송을 구현하는 통합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다국적 솔루션기업인 오픈TV의 진출에 맞춰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물론 이번에 마련된 표준안은 국제 표준이 확정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되며 국제 표준변화에 따라 새롭게 개정 고시될 예정이다.
국제표준안 마련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효율적인 데이터방송을 위한 과제는 어떤 것이 있는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데이터방송의 최대 장점인 ‘양방향’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존 단방향 방송에 적용한 기존 규제조항으론 양방향 데이터방송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데이터방송에 대한 기존의 시각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데이터방송이 단순 ‘부가서비스’이거나 ‘데이터와 이에 따르는 영상, 음성을 보내는 방송서비스’라는 오랜 정의는 영상과 음성을 데이터에 부수적인 것으로 국한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같은 입장은 방송과 통신이 멀티미디어 형태로 통합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데이터방송의 발전을 저해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현행 방송법이 방송서비스를 방송프로그램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방송을 단순 방송서비스로 규정할 경우 산업활성화와 규제의 두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렵다.
한편 데이터방송사업자가 방송채널사업자로 정의되면 등록제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업계에서는 데이터방송이 TV쇼핑을 제공하기 때문에 승인제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일반 채널사업자와 형평성을 고려해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아울러 TV 홈쇼핑은 기존의 홈쇼핑 방송과는 달리 이용자의 선택과 능동성을 전제로 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기존의 방송프로그램 규제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있다.
방송디지털화의 주요 이점 가운데 하나는 제작비가 적게 소요되기 때문에 사업자의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방송분야에서는 다수의 사업자가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경쟁구도를 갖출 수 있는 요건이 마련돼 있다. 물론 정부의 등록기준도 완화돼야 함은 물론이다.
이에따라 데이터 방송부문에서도 공정경쟁 질서확립이 절실히 필요하며 내용규제도 데이터방송의 특성을 감안해 별도로 마련되어야 한다. 또 공영방송사업자에게 데이터방송상의 광고를 허용할지 기타사업자들과 내용을 차별화 해야할지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선행되어야 한다.
또 디지털방송 전환을 추진하는 지상파방송과 관련해서는 공적 의무의 상당부분을 데이터방송에서 소화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데이터방송은 향후 대화형 방송서비스 시대를 열어가며 개인화된 서비스로 발전하며 무선통신서비스를 포함한 새로운 개념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데이터방송이 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발전에 저해가 되는 각종 규제 요소를 해소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지원책을 시행함으로써 새 시대를 열어갈 디지털 방송문화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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