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for IT](12)이칼로스

 기업정보포털(EIP)이라고 하면 보통 기업 내외부 정보를 단일 인터페이스를 통해 자유롭게 검색·가공·공유할 수 있는 통합정보시스템을 말한다. 일선업무의 시스템통합(SI)이라고 이해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깊이 들어가 보면 EIP란 각 업무자원을 체계적으로 분류·관리함으로써 CEO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라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기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전산시스템을 통합하는 새로운 개념이라는 점에서 ‘포스트 ERP’ ‘xERP’라고도 불린다.

 이같은 지론을 내세우며 시장을 무섭게 파고드는 벤처기업이 바로 이칼로스(대표 이종수)다.

 ‘비즈니스 포털’을 지향하는 이칼로스는 지난해 1월 창업한 신생회사. 하지만 일반 대기업도 어렵다는 굵직굵직한 사이트를 수주하며 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본부에서 운영중인 ‘애니윈’이 이칼로스의 EIP솔루션을 토대로 구축됐는가 하면, SK텔레콤이 추진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 수립 및 EAI·EIP 추진전략’에도 아더앤더슨과 함께 EIP컨설팅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영업관리시스템인 애니윈은 사내직원 1250명과 대리점 3만∼4만개, 30만개에 달하는 거래업체들이 상품주문, 견적서 청구, 세금계산서 발송 등 견적부터 주문에 이르는 전 영역을 포괄하는 핵심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이칼로스의 위력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이칼로스가 보이는 저력 이면에는 남다른 전략이 숨어 있다. 바로 대기업 위주의 공략정책과 정보력, 온라인시스템이 그것이다.

 이칼로스의 타깃은 삼성·SK·한국통신·포스코·한국전력, 주로 대기업층이다. 기반 인프라를 보유한 회사일수록 선진 정보시스템을 도입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물론 높은 장벽을 뚫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제품에 대한 문의전화가 쇄도할 정도로 사정이 달라졌다.

 특히 이칼로스는 대단한 정보력을 자랑한다. 이칼로스는 신흥 벤처기업답지 않게 매년 포레스터리서치 보고서를 구독한다. 나름대로 분석틀을 만들어 평가하고 자료는 모든 직원이 공유하는 체계다. 세계적인 IT트렌드를 조망하는 힘이 전략수립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칼로스가 갖는 또다른 힘은 ‘웨이브’라는 온라인시스템이다. 영업관리·의사전달·제품개발이 모두 웨이브를 통해 이뤄진다. 외부 프로젝트에 나가 있더라도 웨이브만 있으면 어디서나 제품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독특한 체계인 셈이다. 이에 대해 양정수 부사장은 “별도의 R&D팀 없이 전 직원이 제품을 개발한다”며 “이 때문에 직원이 퇴사하더라도 제품개발에 영향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연한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칼로스는 냉철한 회사입니다. 시스템적으로 직원의 능력을 평가하고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면 과감하게 해고를 하죠. 주주의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최적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전 직원이 주주인 회사. 시스템적으로 모든 관리와 통제가 가능한 회사. 규모의 경제를 지향하는 회사. 이 모두가 이칼로스를 설명하는 어구다. 하지만 직원 40명에 올해 60억원이 매출목표인 이칼로스에 가장 어울리는 어구는 ‘작지만 강한 회사’가 아닐까.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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