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접속 허용 여부를 둘러싼 기간통신과 별정통신간의 해묵은 논쟁이 기간통신사업자의 전향적 자세 수정에 힘입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가 상호접속 허용에 대한 대정부 건의를 위해 별정통신업체 개별 조사에 들어가고 일부 별정업체가 기간통신사업자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반대 입장을 나타내던 기간통신사업자가 긍정적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간통신사업자와 별정통신사업자들은 그동안 망 상호접속 문제를 놓고 기간통신사업자는 반대, 별정-부가통신사업자들은 줄기차게 허용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최근 통신업계에선 KT를 비롯한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상호접속 허용을 전략적으로 수용하는 방향으로 고민을 시작한 반면 SK텔링크·새롬기술 등 별정통신 주요 업체들은 기존 요구와는 달리 상호접속 허용에 관해 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왜 이런가=상호접속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SK텔링크 등이 이를 철지난 주제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체적으로 기간통신사업자 전환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간통신사업자간에는 상호접속이 상시적으로 보호되는 상황임을 들어 기간통신 진입을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SK텔링크 관계자는 “별정통신사업 출범 당시부터 요구돼온 상호접속 문제가 그동안 전혀 진척이 없다가 기간사업자 전환을 준비하는 이때 불거져 나온 것이 의아하다”며 “기간사업자 전환을 무력화하는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KT 등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새로운 기간사업자 진입을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는 점에서 향후 ‘상호접속 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점유율이 어느 정도 굳어진 상황에서 상호접속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더라도 시장 잠식 또는 수익 타격의 위험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더구나 별정업계 내부의 논리를 반분함으로써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효과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도 첨가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될까= 물론 상호접속 허용에 관한 최종판단은 정부 차원에서 이뤄질 일이며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결정적인 판단 기준은 되지 못한다.
정보통신산업협회 측도 이번 조사가 상호접속 허용 정책건의를 위한 준비작업이 아니라 별정통신업체 요구를 취합하는 쪽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기간통신·별정통신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는 실무집행만 담당하겠다는 뜻인 것이다.
일단 기간과 별정통신간 상호접속 문제는 일부 기간통신 전환을 추진하는 별정통신업체를 제외한 대다수 업체들이 희망할 경우 허용되는 쪽으로 급류를 탈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기간통신 전환 추진 업체들도 그동안 별정통신업계를 떠받치는 사업자로 업계 입장을 대변해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반대 입장이 업계 공통의 주장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무튼 다음달은 하반기 기간통신사업권 신청기한이라는 점에서 기간통신 전환 별정통신업체의 구도가 표면화되고 상호접속 허용에 대해서도 모종의 결정이 이뤄지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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