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토요일. 오랜만에 그이와 극장을 갈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공포물을 볼까, 아니면 스릴러를 볼까.’
주말판 일간지 영화소개란이나 광고지를 뒤져보고 각 영화사 홈페이지에 들러 작품 시나리오와 홍보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며 몇 시간을 투자했지만 고민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하나같이 대작이자 할리우드 명배우 출연이며 언론의 찬사가 쏟아졌다는 자화자찬 일색이다. 어떤 영화가 내 취향에 맞는지, 좋은 작품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말 그대로 영화정보는 홍수를 이루지만 쏟아지는 정보 때문에 오히려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수억달러의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은 블록버스터급 흥행대작이 아니고선 선뜻 작품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일부 영화사들이 작품 선택에 애를 먹는 관객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톡톡 튀는 인터넷과 모바일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어 화제다.
씨네월드는 오는 24일 개봉하는 ‘메멘토’의 홍보를 위해 인터넷을 통해 실제 영화의 일부분을 방영하는 독특한 마케팅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씨네월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매주 월요일 총 5회에 걸쳐 이 영화의 초반부를 5∼7분씩 무료 공개하고 있다. 5회를 전부 합치면 30분 정도의 분량이다.
개봉 전에 영화내용을 무료 공개하기는 국내 영화사상 처음으로 이른바 ‘릴레이 시사회’가 되는 셈이다. 이 시사회는 메멘토 홈페이지(http://www.otnemem.co.kr)와 엔키노, 씨네21, 드림라인, 무비스트, 조인스닷컴, 씨네서울 등 6개의 영화 전문사이트에서 실시되고 있다.
부천영화제에서도 큰 인기를 끈 ‘메멘토’는 10분 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가 아내를 강간하고 살해한 범인을 찾아 나서는 것이 주 내용.
주인공의 10분 기억에 맞춰서 각 시퀀스가 역순으로 뒤섞이는 등 기존 영화형식을 송두리째 뒤틀어 화제작이 된 이 작품은 초반 5개의 시퀀스를 차례대로 무료 공개해 또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
오는 10월 개봉될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러더스’도 새로운 인터넷 마케팅 기법을 도입함으로써 벌써부터 일반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제작사인 명필름은 ‘와이키키 브러더스’를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http://www.waikikibrothers.com)를 통해 임순례 감독의 인터넷 단편영화제를 실시하고 있다.
‘순례의 영화순례로’로 일컬어지는 이번 미니 온라인 영화제에서는 제1회 서울 단편영화제에서 대상과 프레스상을 거머쥔 ‘우중산책’과 ‘세친구’의 전편이 무료로 상영된다.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 마케팅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친구’의 명맥을 이어갈 화제작으로 떠오른 ‘신라의 달밤’ 시나리오가 무선인터넷 011과 019로 영화개봉과 동시에 다운로드 서비스된 것.
영화 ‘친구’와 ‘번지점프를 하다’ 등이 작품개봉 후 인터넷을 통한 시나리오공개로 관심을 끌었으나 개봉과 동시에 공개되기는 이 역시 영화사상 처음이어서 화제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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