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인터넷 숙제 대행사이트 상술에 멍드는 초등학생들

 여름방학인 요즘 어린 학생들은 하루가 짧기만 하다.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놀이공원에서의 물놀이, 아니면 아예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컴퓨터로 게임을 즐기거나 인테넷 서핑에 여념이 없다.

 초등학생을 키우는 학부모로서 우리의 방학생활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예컨대 여름방학 숙제에서나 그 방학 숙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서 세대 차이를 느낄 수가 있다.

 우리 초등학생때는 방학 숙제라 하면 탐구생활 풀기, 일기쓰기, 독후감쓰기, 곤충채집이나 식물채집과 같은 숙제로 정말 들로 산으로 바다로 직접 뛰어다니면서 해야 하는 숙제가 대부분이었고 그런 숙제를 혼자하기가 힘든 경우 형·누나들이나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스스로 해결해야만 했다.

 물론 요즘 아이들도 체험학습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스스로 보고 듣고 자료를 직접 찾아야하는 방학숙제가 대부분이다. 즉 현장을 직접 방문한 뒤 소감문을 쓰거나 사진을 찍어오고 직접 인터넷상에서 자료를 찾아오는 숙제들이 그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체험학습이라는 기본취지에서는 그 의미가 상통할지는 모르나 분명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방학을 맞아 돈을 받고 방학숙제를 대신 해주는 인터넷 업체들이 생겨나고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방문한 뒤 사진을 찍거나 소감문을 대신 써주는 대학생 아르바이트가 성업중이라고 한다.

 심지어 한 학습지 회사는 지난해부터 방학숙제용 자료 5000여개를 담은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 중인데, 그 이용자가 지금까지 8만명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물론 많은 초등학생들이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다 보니 숙제 내용이 똑같고 심지어는 내용 뿐 아니라 사진까지 완전히 똑같은 것을 제출한 학생들이 한반에 5명은 된다고 한다.

 더군다나 다른 학생들과 내용이 중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맞춤형 숙제를 해주는 업체들까지 생겨나 인터넷이나 휴대폰으로 500원에서 1만원까지의 요금을 결제하면 지정한 날까지 e메일로 숙제를 보내준다고 한다.

 이런 상술에 자식을 둔 학부모로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분명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끼치는 순영향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편리함과 많은 지식과 정보를 주고는 있지만 그 뒤편에는 편리함과 지식정보를 팔아 상업적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폭넓게 이용하고 보다 넓은 세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건 좋고 장려할 일이다. 하지만 이런 얄팍한 상혼에 아이들이 사고력과 창의력을 잃고 무사안일함에 빠져서 문제 해결능력이나 사고력을 키울 기회를 잃게 되어 똑같은 틀에 박혀 버린다면 우리의 미래 사회는 어두울 것이다.

 

김미정 제주 제주시 외도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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