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헤이워드 가트너 아태 부사장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경제 불황은 상호 관련되어 있는 두 가지 사건에 그 원인이 있다. 2000년까지 계속된 닷컴 기업에 대한 투기성 투자 거품의 붕괴와 지난 몇년 동안 세계 통신회사들에 누적된 막대한 부채를 들 수 있다.
닷컴 거품의 붕괴를 촉발시킨 것은 무엇이며, 통신 업체들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60년대 초반 미국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은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기술 솔루션을 구축하는 투자를 계속해왔다. 이러한 투자는 70년대와 80년대에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PC 보급이 늘어난 90년대 초반 투자액수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투자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수는 점점 더 증가했다.
특히 97년을 전후해 인터넷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ISP 및 웹 브라우저와 같은 제품의 지원을 바탕으로 인터넷 이용이 쉬워지면서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투자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으며, 신규 업체들이 대거 진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중반부터 정보기술(IT) 관련 조직들의 숨고르기가 시작됐다. 이와 같은 갑작스런 변화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 시장 형성 초기에 적극 투자했던 업체들은 단기간에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아마존, e베이, 야후, 스왑, AOL과 같은 업체들이 바로 그들이다. 뒤처지길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2. 그 동안 기업들은 매출이 10∼20%씩만 늘어나도 만족해했다. 그러나 97년부터 시작된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웹과 관련된 비즈니스에서 300% 이상의 성장률을 찾는 일은 결코 어렵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기회를 잡기 위해선 빨리 움직일 필요가 있다.
3. 발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선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또한 전 세계의 엔젤 투자자, 창업 보육회사(인큐베이터), 벤처 캐피털리스트 등이 직접 투자를 하거나 공개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함으로써 자금을 마련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막대한 달러를 신규 업체들에 쏟아 부었고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경부터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결코 단거리 경주가 아닌데도 너무 빨리 질주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으며 심지어 초기에 출발했던 사람들조차도 페이스 유지가 힘들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결과 주식 시장에서 닷컴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했고 닷컴 벤처기업들로 흘러 들어가던 자금 흐름이 줄어들었다. 거의 동시에 또 하나의 현상이 나타났다.
90년대에 통신 환경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환경에 대비한 민영화와 규제 완화는 전 세계적인 인수 합병 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며 새로운 신규 업체들을 많이 양산했다.
통신회사들은 대역폭에 대한 엄청난 예상 수요(주문형 비디오를 다운 로드하는 사람들을 상상해 보라)를 지원하기 위한 핵심 기술 인프라 업그레이드에 일부 자본을 사용하고 다른 일부는 정부의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를 위한 입지 확보를 위해 사용했다.
처음에는 소규모 투자로 시작했지만 금세 엄청난 투자로 이어졌다. 현재 유럽 은행들의 채권 중 60% 이상이 통신회사들에 묶여있다. 그런 뒤 닷컴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냉혹한 현실이 눈 앞에 다가왔다.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빌려 쓴 부채를 모두 갚을 수 있을 만큼의 수입과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사라져버렸다.
우선 유선 음성 서비스를 통한 기존의 수입 흐름은 가격경쟁으로 인해 급속히 줄어들었다. 모바일 비즈니스 역시 인터넷 접속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경쟁이 크게 심화되었다. 인터넷 백본 대역폭도 가정에서 소비자에게 연결되는 마지막 부분이 대부분 기존의 단순한 전화선을 사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용률은 극히 저조한 형편이다.
그 동안 통신회사들의 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갑작스럽게 이들 기업은 부실 기업이 되어버렸다. 이 두 가지 사건들로 인해 엄청난 투자금액이 허공에 붕 떠버렸다. 그리고 이러한 투자자들 중 상당수가 인터넷과 E*트레이드와 같은 온라인 주식 거래 사이트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보통 서민들이었으며 이들이 갖고 있던 퇴직 연금과 같은 푼돈들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
생존할 수 있는 기술 집약적 기업들 중 대다수는 이미 모든 악재들을 겪은 상태다. 우리는 그동안 누적된 재고와 거품이 붕괴된 닷컴과 통신회사들의 2차 상품들로 고민하고 있다. 지금부터 약간씩 상황이 개선될 것이다. 결코 98년이나 99년과 같은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방향만큼은 올바른 쪽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미국의 기업들은 장거리 마라톤 코스에 다시 올라서게 되고 수익이 다시 발생, 경제 회복에 대한 믿음은 높아질 것이다. 2002년 2분기와 3분기부터 경기도 서서히 회복될 전망이다. 지금이야말로 다시 뛸 준비를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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