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종에 다시 불거진 비관적 시각과 시스코의 충격, 베이지북의 경기악화 전망 등으로 나스닥 정보기술(IT)주들이 다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나스닥시장은 6일 연속 하락하는 등 한주간 5.3% 하락한 1956.47로 마감, 다시 2000선이 붕괴됐다. 지난 두달여간 지속된 2100과 2000선 사이의 박스권에서 지수가 이탈, 당분간은 2000선 아래에서의 지수 움직임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주 메릴린치의 반도체 바닥론을 근거로 급등했던 반도체주들은 CSFB 등 비관론자들의 반격에 힘없이 무너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한주간 7.5%나 폭락했다. 주중 실적을 발표한 시스코의 실적도 당초 예상치에 근사한 수치였지만 향후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전망속에 네트워크장비주는 물론 IT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여기에 경제상황의 악화와 경기하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베이지북의 발표가 더해지며 나스닥시장 IT주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주말에는 미국 노동부가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8년 만에 최대폭인 0.9%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인 0.3%를 크게 웃도는 것이며 전달의 0.4%보다도 급격히 낙폭이 커진 수치였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가격지수는 12년 만에 가장 큰 폭인 5.8% 급락, FRB가 8월중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높였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하지만 8월중 금리인하가 단행되더라도 물가인상을 고려할 때 ‘제로 금리시대’에 가까워지고 있어 FRB는 마지막 실탄만을 준비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주 나스닥시장 주요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국면이었다. 특히 인터넷업종의 야후와 아마존은 각각 11.3%, 16.4% 폭락하며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시스코가 6.2% 하락하는 등 ‘시스코 쇼크’로 통신장비업체 퀄컴도 5.2%나 하락했다. 나스닥시장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은 두루넷이 1.7% 상승하며 선전했으나 하나로통신, 미래산업의 주식예탁증서(DR)는 각각 9.1%, 3.7%의 주간 하락률을 기록, 기술주 하락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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