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립 철도원은 러시아 태평양 연안과 유럽을 잇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용 열차를 개발해왔다. 이 열차는 러시아 철도 시스템에 맞게 극심한 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신형 열차는 적응성 바퀴를 사용해 러시아의 광폭 철로 및 한국·중국·유럽의 보편적인 넓이의 철로에도 운행할 수 있을 것이다.
KORAIL의 신형 열차는 오랫동안 거론되어온 동부아시아와 유럽 사이에 육지를 통한 무역 운송 루트 개발과 관련한 구체적인 첫번째 조치로 기록될 것이다.
러시아 및 중국은 대륙 횡단 철도 시스템의 호스트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면서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유럽 및 동아시아 국가들에 로비활동을 벌여왔다. 이 프로젝트는 인프라 구축 개발 과정에서 외국 투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국이 향후 3년간 대륙 횡단 열차 시스템을 사용하는 확실한 준비를 함에 따라 러시아와 중국은 빠른 속도로 직접 또는 북한을 통해 한국과의 정치·경제적 관계를 증진시키게 될 것이다.
한국이 유라시아 철도에 대한 진지한 노력을 보임에 따라 시베리아 횡단 열차와 김대중 대통령의 ‘철의 실크로드’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몇몇 러시아 분석 전문가들에 의하면 한국의 주요 전자 수출업체인 삼성과 현대는 유럽과 아시아간 운임이 50% 감소하고 운송시간 역시 20∼5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시아에서 유럽에 이르는 철도 교통은 몇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 한국과 유럽 간 물품 수송은 배를 이용할 경우 수에즈 운하를 통하게 되고 현재 35∼45일 소요된다. 전자제품 및 의류를 포함한 동일한 제품을 철도를 활용할 경우 10∼12일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러시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절약되는 비용은 상당하다. 철도 수송은 컨테이너당 200∼400달러의 관세가 절감된다. 러시아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가 현재 한국의 30만컨테이너의 3분의 1을 첫해에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4000만달러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것이다. 2005년까지 러시아는 철도시스템의 수용능력이 연간 50만∼60만컨테이너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은 자국 내 영토로 횡단 철도를 통한 상품 반입을 허락하는 대가로 연간 1억달러의 관세 수입을 얻게 된다.
아시아와 유럽 사이에 본격적인 육상 교역로를 개통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이 아니나 최근 들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활성화해 낙후된 동부지역을 개발하고 역내 안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 역시 아시아와 유럽간 육로 개발에 찬성하고 있는데 부분적으로는 서부 저개발 지역의 경제 성장 및 경제 불균형에 기인한 국내 긴장사태를 무마해 보려는 시도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과 북한이 한국전쟁 때 폐쇄한 철도를 다시 연결하는 데 합의했던 2000년에 본격적인 추진이 이루어졌다. 9월에 한국은 서울에서 평양을 거쳐 중국 국경에 위치한 신의주를 잇는 철도를 재연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철도연결 없이 한국과 일본이 6000마일에 달하는 러시아행 철도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로를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 및 나초스카에 있는 러시아 항구에 물품을 운송해야 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전에도 유라시아 철도계획으로 일본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했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현재는 남북한 철도 연결에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상태다. 2001년 2월 한국방문 때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는 이미 시베리아 횡단 철도의 성능개선을 위해 거의 10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철도 개발에 관해 남북한과 교류를 강화해 왔다. 중국과 한국은 선박운임이 많이 드는 중국산 석탄 수입에 철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김정일 북한 주석의 상하이 방문 기간에 다른 나라들과 잠재적 경제이익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을 회유하려고 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한국의 철도 개발 투자를 최대한 이용하려고 한다. 만일 남한이 중국 노선을 활용하게 된다면 중국은 북한과 협상 테이블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높은 잠재 수익성을 갖춘 인프라 구축 개발 및 시장에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러시아는 북한의 철도망을 유지 보수하고 극동지역 원재료 및 제조시설에 접근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런 교류 및 경쟁은 한국이 대륙 횡단 철도 개발용 열차를 개발함에 따라 한국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및 중국과 교류 강화는 남한뿐 아니라 북한에도 이득이 될 것이다.
또한 남북한 철도 개발에 쏠리는 관심은 교착상태에 놓인 남북한 대화 재개에
도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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